연합뉴스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제외하고도 흑자를 기록한 건 6개 분기 만의 일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정책 변화로 하반기 현지 시장에서의 전기차 관련 배터리 전망이 그리 좋지 않은 반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맞물린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일정 기간 전기차의 빈 공간을 ESS로 메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52% 늘어난 4922억 원이라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5조 5654억 원으로 9.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906억원으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에 반영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등 금액은 4908억 원으로, 이를 제외하고도 14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유의미한 수주 성과를 달성하며 성장 모멘텀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에는 중국 체리기차와 원통형 배터리 계약을 맺었는데, 자국 배터리 선호도가 강한 중국 기업과도 손을 잡으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했다는 평가다.
토요타통상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에 배터리 리사이클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창실 부사장은 "북미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고수익 제품 및 프로젝트 물량 증가와 전사 차원의 비용 효율화, 재료비 절감 등 원가 혁신을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주요 환경 변화 요인으로 미국 관세에 더해 기존 전기차 신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를 주는 세액 공제를 오는 9월 말 종료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미국의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 시행을 꼽았다. 이 법으로 인해 현지 전기차 수요가 줄어들면서 배터리 업계도 동반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
다만 해당 법상 AMPC가 2032년까지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은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인 요소다. AMPC는 배터리 등 첨단 제조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 판매하는 기업에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내용이 골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9월 이후 전기차 보조금 조기 종료에 따른 주요 기업들의 전동차 속도 조절과 보수적 재고 운영이 예상되는 만큼 (해당 분야의) 매출 성장 모멘텀은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북미 ESS 고객 수요는 기존 전망보다 훨씬 견조한 상황인 만큼 유일하게 현지 ESS 생산 역량을 보유한 우리에게는 더 없는 기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ESS 전력망 시장은 내년 수요 성장이 60% 이상 고성장세가 예상된다"며 "일정 기간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의 빈 공간을 ESS로 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해서도 "(장기적으로) 완성차 제조사의 저가형 전기차 라인업 확대를 통한 소비자 가격 부담 경감 노력이 지속되고 있고, 본격적인 자율주행 상용화도 전기차 지불 가치 상승에 긍정적인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관련 경쟁력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