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오는 3일 중국 전승절 열병식 행사에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나란히 선다. 우리나라에선 이재명 대통령 대신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하는 가운데 김 위원장과의 조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1일 외교가에 따르면 오는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열병식에는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른편, 김 위원장이 왼편에 자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러시아 외에도 캄보디아, 베트남 등 25개국 정상이 천안문 망루에 오른다. 우 의장은 국가정상이 아니기 때문에 김 위원장과의 위치는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전승절에 참석하는 우 의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를 북한 측에 전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김 위원장을 만날 가능성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우 수석은 "다만 접촉할 기회가 있다면 우 의장이 알아서 남북 관계 회복에 대한 권유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그 문제에 대해 최종적으로 조율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푸틴 선물 승용차 운전하는 김정은. 연합뉴스
우 의장의 중국 일정에 동행할 예정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우 의장 내외가 김 위원장 내외를 만날 수 있으려는지 추측도 하지만, 김 위원장 동선은 예측불허이니 조우 여부도 불투명하다"며 "만약 리셉션 등 행사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 역시 모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전승절에 참석하는 북중러 3국의 연대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우 수석은 "이번에 단순히 열병식에서 사진 한 장 찍고 가는 것 정도면 크게 위협적이지 않을 테지만, 만약 3국이 군사동맹으로까지 확장된다면 대한민국에겐 상당히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두 사람의 만남 가능성이 낮다고 보면서도 정세의 중요성을 감안해 여러 대응 계획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대적 두 국가론'을 선포한 북한이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우 의장과의 접촉을 의도적으로 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현 외교부장관은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에 대비해 필요한 자료를 다 가지고 가서 설명도 드리고 준비에 만전을 기하도록 했지만 지금으로선 크게 희망적이지 않다"고 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위원장과 우원식 원내대표. 연합뉴스김 위원장과 우 의장의 과거 인연도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실향민인 우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시절인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장에서 김 위원장과 문배주를 나눠 마셨다.
우 의장은 당시 "저의 아버지의 고향은 황해도이고 그곳에 저의 누님이 두 분 계신다. 저의 어머니는 102세인데 누님들을 보고자 기다리고 계신다. 저의 아내도 함경도 단천이다. 남쪽에도 이산가족의 아픔이 크고, 너무나 연로하셔서 빨리 만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그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고, 그해 추석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통해 북한산 송이버섯을 선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