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류 의약품 수천 정을 밀반입해 유통하거나 투약한 일당이 세관 당국에 붙잡혔다. 사진은 술과 함께 환각 파티를 벌이는 모습. 부산본부세관 제공마약 성분이 포함된 감기약 수천 정을 밀반입해 직접 투약하거나 유통한 일당이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붙잡힌 10대 여성은 중학생 때부터 마약 관련 커뮤니티를 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은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A(23·남)씨와 10대 1명 등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24년 3월부터 1년 동안 마약류가 포함된 감기약 등 마약성 의약품 5천여 정을 국제우편물에 숨기는 수법으로 수십 차례에 걸쳐 밀반입해 유통하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번에 적발된 성분은 '코데인'과 '덱스트로메토르판' 등 의약품으로, 처방에 따라 적정량을 복용하면 문제가 없지만 과다 복용할 경우 환각 현상을 일으킨다고 세관 당국은 설명했다.
부산세관에 따르면 A씨는 환각 효과를 위해 마약성 의약품을 과다 복용하는 '오디(OD, Over Dose)'를 목적으로 마약성 의약품 2188정을 17차례에 걸쳐 밀반입했다. 이후 소셜미디어나 모바일메신저를 통해 10~20대의 또래와 밀수 수법, 복용 방법 등 정보를 공유했고, 복용한 뒤 남은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관 당국은 수사 끝에 A씨에게 얻은 정보로 마약성 의약품을 밀반입해 복용한 B(22·여)씨와 10대 C양을 잇따라 붙잡았다. 이들 역시 비슷한 수법으로 마약성 의약품 수천 정을 밀반입해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특히 고등학생 C양은 중학생 때부터 마약 관련 커뮤니티를 처음 접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일당은 익명성과 폐쇄성을 유지하기 위해 대화방 참여 인원을 제한하고 이른바 '오디 중독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환각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법을 공유하는가 하면 술과 함께 마약성 의약품을 과다 복용하는 환각파티를 열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세관 당국은 이들과 함께 마약류 의약품을 투약한 일당 등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해외직구나 SNS 활성화로 마약류에 대한 정보가 10~20대 사이에 쉽게 공유되고 마약류에 처음 노출되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불법 마약류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고 청소년 보호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