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김하성. 연합뉴스 탬파베이 레이스가 김하성을 웨이버 공시한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해 받은 어깨 수술 여파로 올 시즌 팀 합류가 늦었는데 합류 이후 세 차례나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4경기에서 타율 0.214, OPS(출루율+장타율) 0.612에 그치는 등 고액 연봉자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이 반복됐다.
김하성은 고액 연봉자다. 올 시즌 연봉 1300만 달러를 받는다. 팀내 1위였다. '스몰마켓' 프랜차이즈가 과감하게 투자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게다가 김하성은 다음 시즌 1600만 달러의 선수 옵션을 갖고 있다. 올 시즌 보여준 게 많지 않은 김하성이 선수 옵션을 행사해 다시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음 시즌 계약을 그대로 이어갈 것이다. 따라서 탬파베이에게는 김하성의 다음 시즌 연봉이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리고 탬파베이는 최근 팀내 최고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를 콜업했다. 윌리엄스는 마이너리그에서 수비력이 검증된 유격수로 파워까지 갖춘 유망주다. 김하성의 이적으로 탬파베이의 유격수 포지션은 이제 윌리엄스의 자리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윌리엄스는 잔여 시즌 주전으로 꾸준히 출전해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웨이버로 공시된 김하성을 곧바로 영입한 이유도 분명하다. 애틀랜타는 부상이 없을 때 김하성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를 잘 알고 있고 기대도 크다. 또 심각한 부진에 빠진 내야진을 어떻게든 채워야만 한다.
올 시즌 애틀랜타의 유격수 포지션 선수들이 합작한 OPS는 0.525로 리그 최하위다. 타선의 구멍이나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올스타 2루수 오지 알비스는 데뷔 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3루수 오스틴 라일리는 지난달 시즌아웃 판정을 받고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총체적 난국이다. 애틀랜타의 올 시즌 가을야구는 사실상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틀랜타는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공수에서 모두 뛰어난 선수였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2016년부터 애틀랜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은 김하성이 주로 유격수를 맡게 될 것이라며 "멀리서 그를 좋게 보고 있었다. 그는 좋은 선수다. 그가 팀에 합류해서 뛰는 것을 기대하고 있고 김하성 역시 이곳에 와서 뛰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이 2026시즌 애틀랜타의 개막전 유격수로 출전하는 장면을 그리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라며 애틀랜타가 김하성에게 상당한 기대를 품고 있다고 전했다. 이적하자마자 이처럼 큰 기대를 받는 사례는 많지 않다. 그만큼 올 시즌 애틀랜타의 내야진이 불안했다. 김하성에게 남은 과제는 잔여 시즌 기간에 건강을 되찾고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