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울산 중구 한 초등학교 주변에 걸린 현수막. 교권을 지켜달라는 내용이다. 독자 제공천창수 울산광역시교육감이 교육활동 침해 학부모를 직접 형사고발 한 것을 두고 적절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학부모의 악성 민원을 멈춰달라며 교사들을 보호하고 나섰다.
9일 울산 중구 한 초등학교 앞에는 여러 장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당장 멈춰 주세요. 당신의 악성 민원으로 우리 아이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교권의 무너짐은, 우리 아이의 무너짐, 교권이 서야 우리 아이도 바로섭니다'
'제2의 서이초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교권을 지켜주세요"
현수막을 설치한 이들은 해당 초등학교 학부모 등 인근 아파트 주민들.
현수막 설치에 동의한다는 한 주민은 "교육감의 형사고발이 적절하고 오히려 더 강력한 조치를 원한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1학년 학생의 학부모는 "악성 민원을 시달리던 선생님이 병가를 내고 교실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미안하고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 학부모는 "교사들 사이에서는 담임을 기피하는 분위기라는데 우리 아이 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들이 학습권 침해로 피해를 볼까봐 걱정이다"고 했다.
9일 울산 중구 한 초등학교 주변에 걸린 현수막들. 독자 제공학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참여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선생님이 아파서 학교에 안 왔다는 아이의 말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프다…선생님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는 걸 표현하고 싶다'
'갑작스러운 병가지만 선생님들이 저희한데 보내는 SOS로 읽혀져서 응원하고 지지해드리고 싶네요'
현수막 설치 이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울산 교권 침해 근절 및 보호를 위한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서명이 완료되는대로 울산시교육청에 서명지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4학년 학생의 학부모는 "아이를 처음 학교를 보낼 때, 걱정이 되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나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학교 단체생활을 하면서 규칙을 지키고 불편한 부분도 감내해야지 사회성을 기를 수 있는 건데 무엇보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신뢰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교를 아끼고 교권을 지켜주고 싶다고 응원하는 학부모들이 더 많다는 것을 교육 현장의 선생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9월 8일 울산시교육청이 교원의 정당한 교육활동을 심각하게 침해한 학부모를 경찰에 고발했다. 울산광역시교육청 제공앞서 천창수 울산시교육감은 8일 학부모 A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협박, 무고 등의 혐의로 울산경찰청에 고발했다.
울산에서 교육감이 교육활동 침해 학부모를 직접 형사고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울산 중구 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는 올해 초부터 학부모 A씨의 각종 민원과 폭언, 문자메시지에 지속적으로 시달려왔다.
심리적 압박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피해 교사는 지난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병가 휴직을 냈다.
1학년 동료 교사들은 교권침해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8일 하루 병가를 내고 교육 활동을 거부했다.
교사들은 2학년 담임을 기피하고 있고, 교육활동이 위축되면서 올해 하반기 수학여행은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