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화진중학교 교사가 학생들과 책을 읽고 있다. 사진 울산광역시교육청 제공 천창수 울산광역시교육감이 올해 독서·인문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서 특별한 독서 프로그램으로 주목 받고 있는 교사들이 있다.
학교 수업, 교우 관계와 같은 학생 성장과 관련이 깊은 도서 선정과 지도로, 책읽기의 즐거움을 전하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나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공감…독서교육에서 가능하죠"
김지수 화진중학교 교사는 학생들이 '더 잘 읽고, 쓰고, 말하고, 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데 주력한다.
그 중심에 독서교육을 강조한다.
김 교사는 "색과 관련한 어휘를 더욱 다양하게 알수록 이전보다 더 세상이 다채롭게 보이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국어가 모국어라는 이유로 쉽게 여겨진다. 하지만 언어와 사고는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믿음을 가진 김 교사는 배움이 학교 수업에 머물지 않고 학생들의 삶 속에 깊이 스며들기를 바란다.
그는 "독서교육은 나에 대한 이해, 타인에 대한 공감, 세상에 대한 사랑의 깊이를 더해주는 교육"이라며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기쁨과 울림, 뜻깊은 만남과 배움의 경험을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김 교사는 책을 통해 타인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실제적인 활동을 기획한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 주말을 이용해 지역 가족문화센터에서 그림책 읽어주기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한다.
초등학교 학생 자치 사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지역 사회와 연결되는 동아리 형태로 시작된 활동이다.
동아리 학생들은 동화 구연 전문 강사를 초청해 기획서를 다듬고 실습하며 봉사활동을 한다.
학생들은 단순한 동화책 읽어주기를 넘어선 전문적인 동화 구연 방법을 배운다. 성취감을 느끼고 뿌듯해하며 스스로 성찰하고 다음 활동을 계획한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행복한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발 딛고 살아가는 공간과 주변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독서교육이 큰 역할을 한다고 있다는 거다.
그는 울산 국어교사모임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수업 자료와 아이디어를 나누고 동료 교사들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자극과 의지를 얻고 있다.
국어교사모임의 수업 사례는 '화진중 청소년 문학상' 활동으로 이어진다.
김 교사는 '우리의 정원', '어항에 사는 소년', '우리들의 빌드업' 등 6권의 책을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학생들이 모둠별로 읽고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전시하게 했다.
이후 토론과 전자 투표를 거쳐 '우리만의 편의점 레시피'를 화진중 학생들의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가볍게 시작한 책 읽기 즐거움…삶의 깊이까지 더해졌다
"학생들이 재미있게 책을 읽으며 자신의 삶과 연결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혜경 다전초등학교 교사의 독서교육 철학은 '온 작품 읽기' 이다. 학생들의 삶과 독서를 하나로 엮고 있다.
그는 올해 5학년 담임을 맡았다.
아이들과 첫 온 작품 읽기로 창작 동화 '잘못 뽑은 반장'을 선택했다.
마침 반장 선거를 한 직후라 학생들은 주인공 '로운이'가 반장이 된 이야기에 깊은 흥미를 보였다.
인물들의 갈등 상황에서는 역할을 나누어 직접 연기하고 인터뷰 기법을 활용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등 적극적으로 내용에 몰입했다.
이처럼 책 속 이야기를 현실과 연결했다.
학생들은 독서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이 교사의 수업 방식은 지난 9년간 함께해 온 초등국어교과모임 '단디'의 영향이 컸다.
'온 작품 읽기' 연수를 받고 자신의 교실에 적용한 것이다.
이 교사는 "교과서에 좋은 글과 문학작품이 많지만 지면의 한계로 학생들이 온전히 접하기에는 제약이 있다"며 "좋은 작품을 긴 호흡으로 읽어주거나 같이 읽으면 아이들은 공부하는 게 아닌 즐겁다는 반응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책에는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세계가 담겨있어 학생들이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혜경 다전초등학교 교사의 독서교육 철학은 '온 작품 읽기' 이다. 학생들과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울산광역시교육청 제공독서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주고자 주말을 이용해 지역 서점을 방문한다. 시집이나 읽고 싶은 책을 직접 고르고 서로 바꿔 읽도록 했다.
학부모 공개수업에서는 '티나의 종이집' 시집을 읽고, 내 마음에 들어온 시를 고르고 그 이유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온 작품 읽기 책을 활용해 학부모들도 함께 참여하도록 한다. 시를 더 깊이 이해하고 감정을 연극 활동으로 표현한다.
이 교사는 1학년 담임 시절, 일주일에 3권 이상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했다. 아이들과 책을 가까이하는 시간을 이어갔다.
'파닥파닥 해바라기' 그림책을 읽고 역할을 나누어 낭독극을 진행했다. 어려운 부분은 낭독 내용을 녹음하고 편집해 소리 책(오디오 북)을 제작했다.
학부모와 완성된 소리 책을 공유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작품에 흥미와 성취감을 느낀다.
"책을 읽혀야 한다는 의무감보다 선생님이 먼저 책을 좋아하고 책 읽는 시간을 행복해하면 좋겠습니다. 교사가 즐겁게 책을 읽을 때, 그 긍정적인 기운이 아이들에게 전달됩니다."
'책 읽은 소리, 학교를 채우다'…성적 넘어 평생 배움의 즐거움으로
천창수 울산광역시교육감은 올해 독서·인문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구호도 정했다.
'책 읽은 소리, 학교를 채우다'
울산시교육청은 교사와 학생이 함께 책을 읽고 다양한 방식으로 책을 경험하도록 하고 있다.
학생의 성장과 삶의 주체성을 키우는 독서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권장하고 있다. 독서가 단순히 성적 향상이 아닌 학생들이 평생 배움의 즐거움을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울산시교육청은 디지털 시대에 학생들이 책과 친해지고 스스로 읽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울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지역 사회가 함께 독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