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전'에서 우승한 신진서 9단. 한국기원 제공신진서 9단이 통산 세 번째 바둑 명인(名人) 칭호를 받게 됐다. 올해 '명인전'에서 우승하면서다. '명인전'은 1967년 창설돼 올해로 48번째 열린 전통 기전이다.
대회가 48번 열렸음에도 '명인'은 11명밖에 탄생하지 않았다. 이창호 9단(13회 우승), 조훈현 9단(12회 우승) 등 바둑 레전드들의 우승 횟수가 압도적이기 때문이다. 신 9단은 41기부터 모두 8번 이 대회에 출전해 3번(37.5%)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44기, 46기에 이어 올해 48기 대회에서 우승했다. 2년에 한 번씩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셈이다.
올해 대회 결승은 대한민국 바둑 랭킹 1위(신 9단)와 2위(박정환 9단)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이른바 '신·박 대결' 결승에서 신 9단은 1국에 이어 2국에서도 승리를 가져가며 명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는 지난 25일 경기도 성남시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제48기 SG배 한국일보 명인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박 9단을 상대로 200수 만에 백 불계승했다. 이로써 종합 전적 2-0으로 정상에 올랐다. 신 9단은 앞서 22일 열린 1국에서 167수 만에 흑 불계승한 바 있다.
신진서 9단(사진 왼쪽) vs 박정환 9단. 한국기원 제공신 9단이 바둑 세계 1인자라 해도 박 9단이 디펜딩 챔피언인 점을 감안할 때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신 9단의 압승이었다. 신 9단은 2국에서도 흔들림 없는 운영을 보여줬다. 그는 이날 대국 초반 어려운 형세 속에서도 흐름을 되찾았을 뿐 아니라 중반 박 9단의 날카로운 공격에도 완벽히 대응하며 본인의 바둑을 온전히 펼쳤다. 신 9단은 "굉장한 강자들을 이기고 명인에 올라 뿌듯하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번 승리로 신 9단은 박 9단과의 상대 전적도 51승 24패로 격차를 더욱 벌렸다. 결승만 따지면 열다섯 번째 '신·박 대결'에서 신 9단은 열한 번째 우승컵을 가져갔다. 신 9단이 박 9단에게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는 셈이다.
신 9단은 이번 대회에서는 결승까지 단 한 번도 패하지 않는 '퍼펙트 우승'을 완성해 의미를 더한다. 그의 이 대회 우승 횟수 순위도 한 단계 상승했다. 박영훈 9단과 함께 5위에 자리한다. 또 지난 2월 '난양배'를 시작으로 올해에만 다섯 번의 우승컵을 품게됐다.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은 7000만 원이고 준우승 상금은 2500만 원이다. 제한 시간은 시간 누적(피셔) 방식으로 각자 1시간에 추가 30초가 주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