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북 제공야생과 인간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하는 '리와일딩' 운동을 국내에 처음으로 종합 안내하는 책이 출간됐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가 쓴 '리와일딩 선언: 자유로운 야생으로의 초대'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생태 보전 패러다임을 한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첫 안내서다.
리와일딩(rewilding)은 단순한 자연 보호를 넘어 생태계 본연의 과정을 회복하고,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환경을 되돌리는 새로운 보전 전략이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늑대 재도입, 영국 넵 캐슬 농장의 농경지 리와일딩 실험 등 세계적 사례를 비롯해, 한국의 DMZ와 철원 농민-두루미 공존 모델까지 국내 적용 가능성을 폭넓게 다룬다.
책은 '리와일딩 선언문'의 3C(핵심지·통로·포식자) 개념에서 출발해 기후(climate)를 더한 '4C' 논의까지 정리하며, 생태계 복원을 위한 실천 원리 '야생의 십계명'을 제시한다. "야생의 본질은 자유"라는 핵심 원칙 아래, 인간과 자연의 관계 재설정이 곧 문명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는 국내 최초의 야생 영장류학자로 '비숲', '습지주의자' 등을 통해 야생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해온 바 있다. 이번 책은 리와일딩의 개념과 역사, 최신 연구, 해외와 국내 현장의 사례를 집약해, 기후위기 시대 한국 사회가 생태적 전환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지침을 제공한다.
세계적 석학과 창작자들도 이 책에 지지를 보냈다. 제인 구달 박사는 "더 풍성하고, 더 신나고, 더 야생적인 미래로 이끌 책"이라고 평했고, 최재천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참여할 때 자연도 스스로 되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작가 정세랑은 "호랑이를 캐릭터로 사랑하는 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리와일딩의 도전적 과제를 짚었다.
저자는 "리와일딩은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니라 인간과 문명의 태도 자체를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이라며 "한국 사회에서도 더 늦기 전에 이 논의를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산하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