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던 양조용 미생물을 대체할 토종 미생물을 활용한 양조용 발효효모가 개발돼 국내 양조산업의 발전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여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양조용 효모 시장규모는 약 230억원으로 맥주시장 성장과 궤를 같이하며 성장하고 있지만 맥주 생산에 필요한 효모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은 독특한 맛과 향미를 즐기려는 소비자 취향에 맞춰 효모를 개발하는 창의적인 농식품 창업가를 발굴하고 사업화 자금과 투자유치 등을 지원해 국산 양조용 효모를 개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에 있는 바이오크래프트는 바이오산업용 미생물 개발과 사업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으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양조용 효모를 국내 토종 미생물을 활용하여 국산 양조용 효모를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균주는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럼', '락토바실러스 브레비스', '락토바실러스 블렌드'로 맥주의 산도(pH)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낮추는 동시에 발효 과정에서 다채로운 풍미를 더해주는 특징이 있다.
이번 양조용 발효효모 개발로 국내 생산을 통해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높아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이고 빠른 공급 체계를 갖추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수입 제품보다 30% 정도 저렴하면서도 활성도가 높은 고품질 효모를 연간 150톤 규모로 안정 생산하여 효모의 자연적 가치를 안전하게 보존하고, 고객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효모은행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맥주 시장 'K-양조' 새 시대 열려…국산 효모 개발 성공. 노컷TV 캡처모든 균주는 -80℃ 극저온 냉동고에서 보관하고, 2~3주간 배양을 한 후 미생물 오염 확인, PCR 유전자 분석, 발효 테스트 등 철저한 품질 검사와 확인 과정을 통과한 효모만 품질확인서와 함께 배송된다.
특히 해외에서 구입하는 효모는 배송까지 약 2주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미생물 활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는 반면, 활성도 95% 이상 효모를 주문 즉시 배송하고 가격도 수입산에 저렴해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국산 효모를 사용해 맥주와 막걸리 등을 생산하는 양조장은 양조장 특유의 차별화된 향미와 풍미가 좋은 술을 만들 수 있어 애주가와 MZ세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어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유통하는 효모로 새로운 맥주 맛을 찾는 양조장 주문이 전국 250여 곳으로 늘어나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 대비 53% 성장할 정도로 시장을 빠르게 넓혀 가고 있다.
누룩이나 과일로부터 직접 효모를 분리하고 알코올 발효능과 향미가 우수한 좋은 효모를 추려내는 모든 작업을 통해 현재 16종의 토종 액상 효모를 선발했고, 양조 효모는 100여종 이상 확보한 상태다.
앞으로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글로벌 시장 진출로 판로를 확장하고 농림축산식품부의 맞춤형 '벤처 육성 지원을 통해 제품 개발 등 맞춤형 지원을 받게 되면 성장 가능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액상 효모를 이용해 충남 지역에서 나오는 토종 조동지 쌀과 국산 홉에 액상 효모를 넣어 맥주를 제조하는 '이히브루' 양조장은 부드럽고 깔끔한 맛에 목넘김이 부드러운 맥주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15년전 충남 홍성으로 귀농한 양조장 대표는 직접 농사지은 쌀과 보리(맥아)에 국산 액상 효모를 넣어 탄산감과 산미를 적당히 가진 알코올농도 3.5%의 낮은 도수의 청량감 있는 맥주를 만든다.
이 술은 안주 없이 마셔도 좋은데, 전과 같은 기름지고 담백한 고기 음식과도 잘 어울려 온 가족이 모이는 민속 명절인 추석과 같은 날 가족끼리 마시기에 좋은 술로 알려지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전영걸 벤처창엽본부장은 "국내 전통주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술로 맛과 향이 좋은 국산 효모를 생산하는 업체를 발굴하고 지원하여 수입에 의존하던 것을 국산으로 대체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