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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重-HD현대미포 통합 '박차'…덩치만 커진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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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조선소 간 첫 통합…중국의 상선 시장 점유, 냉혹한 현실
마스가 프로젝트, 한국 조선 진출 기회…사양 비슷한 해군 함정 많아
1980년대 뉴질랜드 해군에 군수지원함 수출 시작으로 총 18척 수주
두 회사의 건조 실적 통합으로 효과 극대화, 환경 규제 속 신기술 개발

울산광역시 동구에 본사를 둔 HD현대중공업 전경.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와 합병을 준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울산광역시 동구에 본사를 둔 HD현대중공업 전경.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와 합병을 준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의 덩치가 더 커졌다. HD현대미포를 흡수합병 하면서다.  

국내 대형 조선소 간 첫 통합이라는 기록을 새로 썼다는데 의미가 크지만 그 이면에는 냉혹한 현실 인식이 있다.

중국 조선사들이 세계 상선 시장 점유율을 넓혀가자 세계 1위(단일 조선소 수주량 기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은 미래 먹거리를 고민한다.

돌파구를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찾게 된 것이다.

이른 바, 군함, 잠수함과 같은 방산 그리고 해양조사선, 파이프라인설치선, 케이블설치선 등 특수목적선.

이를 위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에 따른 통합 법인에 이어 싱가포르 투자 법인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만큼 해외 사업 투자에 집중하겠다는 거다.

한국 조선에 매력적인 미국 시장…'방산' 이라는 기회

HD현대중공업의 눈 앞에 놓여진 기회 중 미국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조선업체의 미국 함정 시장 진출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의 높은 수요 만큼이나 미국 시장은 매력적이다.

일단 한국과 미국 해군 함정의 사양은 유사한 경우가 많다. 비슷한 규모의 군함을 미국에서 건조하면 한국에 비해 비용이 배로 더 든다.

때문에 같은 함정을 미국이 아닌 한국 조선에서 건조할 경우, 의미있는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HD현대중공업은 기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존 추진해왔던 방산 부문을 더 확장해 나간다. 세계 함정 시장의 성장 속에서 수주 물량을 계속 늘려나가겠다는 거다.

HD현대중공업의 해외 함정 건조 실적은 1980년대 뉴질랜드 해군에 군수지원함을 수출한 것이 최초다.  

이후 현재까지 총 18척을 수주했는데 필리핀 10척, 페루 4척, 뉴질랜드 2척, 베네수엘라 1척, 방글라데시 1척이다.

연 매출 1조 원 규모의 방산 분야를, 2035년까지 연 매출 1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 캐나다의 노후 잠수함 교체, 필리핀의 중국-남중국해 분쟁 대응을 위한 군함 건조, 페루의 함대 현대화와 조선소 재건 등 방산 협력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 이후, 중형선 전문 조선사인 HD현대미포의 도크와 설비를 적극 활용한다.  

반대로 HD현대중공업 방산 라이선스 ·기술, 해양 유휴 부지와 설비를 법인 구분 없이 활용이 가능하다.  

HD현대미포가 주력했던 석유화학운반선(PC) 건조 크기는 수천 총톤수(GT)에서 8만 GT까지 구성된 미 해군 함정의 선박 크기와 비슷하다.

HD현대미포의 총 4개 독 중 2개는 특수목적선 · 방산 전용 도크로 사용한다는 복안이 이미 나온 상태다.  

게다가 미국 조선소와 공동 건조, 미국 현지 법인 설립, 첨단기술 이전 협력과 전문인력 파견을 검토 중이다.

북극 항로 개척, 급변하는 환경 규제…특수목적선이 뜬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은 특수목적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HD현대중공업은 대형선박, 특수목적선을 중심으로 사업을, HD현대미포는 중형선을 중심으로 건조해왔다.

두 회사가 보유한 건조 실적을 통합하면 세계 시장 선점 등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극 항로 개척과 해상풍력단지 개발에 맞춰 쇄빙선, 풍력발전기설치선, 해양거주선 등 특수목적선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간다는 계획이다.

급변하는 환경 규제 속, 신기술의 대형화에모 속도를 낸다.

다양한 친환경 연료 기술에 맞춰 전기추진·자율 운항 시스템,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풍력보조 추진 시스템 개발에 집중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합병은 단순히 덩치나 규모만 키우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세계 시장 확대와 초격차 기술 확보에 발 빠르게 대응함으로써 미래 조선 시장을 주도한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8월 27일 HD현대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HD현대미포와의 합병을 의결했다.

양사는 합병 임시주주총회와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12월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로 출범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HD현대중공업(위)·HD현대미포(아래)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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