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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정리] 여성 사역자…변화보다 제약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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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합동, 목사 자격에 '남자' 명시…예장통합 '여성 총대 할당제 법제화' 부결
"이번 결정 즉시 철회… 오랜 차별과 무시의 관행 조사" 촉구
"교회의 이름으로 덕 되는 것 없어…정말 교회에는 희망이 없나"

[앵커]

올해 한국 주요 교단 정기총회에서는 여성 관련 안건들이 잇따라 논의됐습니다.

일부 교단에서는 차별 규정을 없애는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개선보다 후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장세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독교한국침례회는 제115차 정기총회에서 여전도사에게만 적용되던 차별적인 자격 조건을 폐지했습니다.

기존 지방회 시취규약에는 여전도사의 경우 신학과 졸업 후 '3년 이상' 사역을 해야만 목사후보가 될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남전도사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사역 기간 요건이 없어지는 겁니다.

하지만 이번 주요 교단 총회 가운데 여성 사역자 차별을 완화한 결정은 사실상 이 사례가 유일했습니다.

여성 안수 논의의 중심에 있는 예장 합동총회는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여성에게 강도사 자격을 허용하기로 해 긍정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불과 1년이 지난 올해 정기총회에서 목사 자격 요건에 '남자'라는 단어를 명시했습니다.

여성 목사 안수는 불허한다는 입장을 헌법에 못 박은 겁니다.

이번 총회에서 통과된 이 개정안은 내년 봄 노회 수의를 거쳐 차기 총회에서 허락하면 시행하게 되는데 여성 사역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결정을 즉시 철회하고, 여성 사역자에 대한 오랜 차별과 무시의 관행을 세심히 조사해 개교회들이 개선해갈 수 있도록 시급한 대책을 만들라"며 관련 공청회 개최를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박경순 회장 / 총신신대원여동문회
"우리가 20여 년 이상 피켓 들고 시위하고 행동했던 것들이 이것을 바라고 한 것은 아니었거든요. 목사는 안 주겠다는 거잖아요. 완전히 우리 길이 막힌 거죠. 우리 후배들한테는 길이 활짝 열려서 진짜 마음껏, 남녀를 뛰어넘어서 하나님 앞에 부르심 받은 그 소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길을 활짝 열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장합동 110회 총회에 대한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의 평가를 담은 입장문.예장합동 110회 총회에 대한 여성안수추진공동행동의 평가를 담은 입장문.
예장 통합총회에서는 여성 총대 할당제를 법제화하자는 청원안이 단 두 표 차이로 부결됐습니다.

총대를 10명 이상 파송하는 노회는 여성 총대 1명 이상을 의무적으로 포함하자는 안이었지만 반대에 가로막혔습니다.

여성 안수 법제화 30주년을 맞았지만, 여성 총대 비율은 여전히 5%를 넘지 못하는 상황.

교회가 사회 앞에 변화의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는 아쉬움도 나옵니다.

[인터뷰] 김혜숙 목사 / 예장통합 총회여성위원회부위원장
"사실은 교회가 얼마나 궁지에 몰려있어요. 교회 이름으로 덕이 되는 게 없고…우리 교단도 사실은 세습 문제에서 자유롭지가 못한 상태잖아요. 그런 와중에 그래도 이거 하나라도 되면 그나마 교회가 괜찮구나 이런 평가도 받고 오히려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일 텐데 그것마저 안 하니까 정말 교회에는 희망이 없나?…"

여성의 사역 참여를 넓히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제약이 더 뚜렷했던 이번 총회.

교회 안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 아쉬운 결정이라는 탄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 편집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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