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인근에서 열린 보수단체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 연합뉴스개천절인 3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린 극우 단체의 반중 집회에서 "차이나 아웃" 등 '혐중(중국 혐오)' 구호가 울려 퍼졌다. 애초 우려됐던 폭력 사태 등은 벌어지지 않았다.
보수성향 단체인 자유대학은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서울 지하철 동대문역 인근에서 시작해 광화문 앞까지 행진 및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비공식 추산 3천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앞서 경찰은 "특정 인종이나 국적 등에 대한 혐오 표현 등 공공 안녕 질서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이날 집회에 대해 제한 통고를 내렸다. 하지만 주최 측이 경찰 처분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고, 법원은 전날 이를 받아들여 집회가 개최됐다. 다만 법원은 "언어 및 신체 폭력, 협박 등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자유대학 측은 이날 집회에서 "법원이 당연한 결정을 내렸다"라며 "마음껏 차이나, 짱개(중국인 비하 표현), 빨갱이 아웃을 외치자"라고 소리쳤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차이나 아웃'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연신 "윤(윤석열) 어게인" 등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주말을 맞아 자녀들과 나들이를 나왔다는 박모(42)씨는 "너무 시끄럽고 아이들 교육상으로도 안 좋은 것 같다"라며 "가짜뉴스만 보고 중국을 비난하는 데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립현충원 인근에서 민초결사대가 반중 성향 집회를 열었다.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는 사랑제일교회 전광훈씨가 주축인 자유통일당과 대국본이 보수 집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을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한시적 무비자 입국이 가능해져 명동 상권도 벌써 들썩이고 있다"라며 "고마워하고 환영해도 부족할 판에 혐오·증오 발언을 하거나 욕설을 해서야 되겠나. 어느 나라 국민이 자기를 이유 없이 비방하는 나라에서 관광하고 물건 사고 싶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