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연합뉴스 여야가 3일 국가전산망 장애 담당 행정안전부 공무원이 투신해 사망한 것에 대해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다만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출연에 대해 공세를 폈고, 여권은 방어에 나섰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공무원 사망 소식을 공유하며 "일어나서는 안 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며 "먹먹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이후 공직자들이 휴일도 반납하고 국가전산망 복구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다"며 "유가족께 위로를 보낸다"고 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또한 페이스북에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큰 슬픔에 잠겨 있을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동료 공직자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예고편 캡처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 부부가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하는 것에 대해선 "슬픔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이 대통령 한 사람 때문에 온 나라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장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사상 초유의 국가전산망 마비 사태로 국민은 불안에 떨고 있는데,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연휴에 쉰다'는 농담으로 웃음꽃을 피웠다"며 "책임의 무게를 대신 짊어진 공무원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는 동안 대통령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석 연휴에 방송될 예능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연예인들과 찍은 광고 촬영 스토리를 SNS에 올려 자랑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며 "지금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냉장고'가 아니라 '민생'과 '국민안전'"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정부의 총체적 무능과 무책임이 만든 비극이다. 이럴 때야말로 특검이 필요하다"며 "화재 원인을 철저히 밝히고, 정부 대응이 적절했는지 공직자에게 부당한 외압이나 책임 전가는 없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도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 잃어버린 48시간"이라며 "충격적인 것은 그 무렵 전후로 이 대통령이 예능 프로를 촬영 중이었다는 사실이다. 언제 촬영했는지 국민 앞에 떳떳이 밝혀야 한다"고 공세를 폈다.
반면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은 UN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밤새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상황 보고와 대응상황을 점검했고,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등 주요 참모들과 함께 화재 관련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며 피해 복구에 국가적 총력을 동원하도록 지시했다"고 옹호에 나섰다.
이어 "추석 연휴 시작부터 주 의원이 이 대통령에 대한 억측과 거짓 선동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며 "주 의원의 거짓, 허위 선동은 이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정자원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일선 공무원들까지 모욕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은 즉각 거짓 선동을 중단하고 이 대통령과 국정자원 피해 복구 현장에 투입된 공무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당은 주 의원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력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 또한 야당의 의혹 제기에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한 점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 법적 조치를 강구하는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