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신지로(오른쪽)와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연합뉴스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의 뒤를 이을 차기 지도자가 4일 오후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 선거에서 사실상 결정된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295표와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의 표를 합산해 과반 득표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그러나 다수 후보 난립과 계파 분산 등으로 과반 득표가 쉽지 않아, 상위 2명을 놓고 국회의원 295명과 전국 47개 지방 조직의 표를 합산해 최종 승부를 가르는 결선 투표(2차 투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지 언론은 일본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이지만 제1당인 자민당이 총재 선거를 통해 사실상 차기 총리를 결정짓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은 이념과 정책 차이가 커 연대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는 5명이 출마해 '1강 2중 2약' 구도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자 농림수산상인 고이즈미 신지로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전후 최연소이자 첫 40대 총리라는 점에서 상징성을 갖지만, 지난해 9월 처음 도전한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3위에 그쳤다. 이번 선거전에서는 이를 의식한 듯 '실점 최소화' 전략을 구사해 왔다.
결선에 진출할 경쟁자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과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이 거론된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강경 보수층과 옛 아베파 일부 지지를 기반으로 당원 인기가 높고, 하야시 장관은 토론회 등에서 안정감을 보여 지지 의원을 늘려왔다.
최종 승부는 고이즈미 농림상과 두 사람 중 한 명의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고이즈미 농림상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많지만, 아소 다로 전 총리의 '아소파' 등 계파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신임 자민당 총재는 이변이 없는 한 오는 15일 열릴 임시국회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공식적으로 총리에 취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각제인 일본은 집권 여당 대표가 바뀌면 국회에서 다시 총리를 뽑는 절차를 밟게 되는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