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일) 데뷔 10주년을 맞은 가수 태연. SM엔터테인먼트 제공태연은 그룹 소녀시대(Girls' Generation)로 데뷔한 지 6개월도 되지 않았던 시점에 홀로 드라마 '쾌도 홍길동' OST '만약에'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베토벤 바이러스' OST '들리나요'까지 연달아 성공시켜 새로운 OST 강자로 떠올랐다. 탄탄한 가창력과 풍부한 감성, 섬세한 표현력을 고루 갖춘 그였기에, 솔로 데뷔 앨범은 그 장기가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발라드 중심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태연은 일렉트로닉 기타와 드럼 연주 아래 힙합 뮤지션 버벌진트의 랩까지 더한 미디엄 템포의 팝 곡 '아이'(I)로 데뷔했다.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한층 더 다채로운 음악을 들려주며 자신만의 솔로 디스코그래피를 쌓았다. 당시 유행의 중심에 있었던 트로피컬 하우스 장르를 흡수, 알앤비(R&B)와 EDM이 결합된 '와이'(Why)를 발표하거나, 네오 소울 장르의 어반 팝 '썸띵 뉴'(Something New)를 타이틀로 내세운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규탁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국제학과 부교수는 "솔로 활동을 통해 태연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모두 훌륭히 소화할 수 있는 음악적 역량과 능력을 입증했다. 발라드부터 댄스, 알앤비, 심지어 모던록이나 포크 향기가 강한 음악까지 모두 능숙하게 소화하며 솔로 가수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나가고 있다"라고 바라봤다.
김도헌 음악평론가는 "가수 선배들, 업계 전문가들에게 솔로가 기대된다고 인정받았던 태연은 사전 기대를 뛰어넘는 솔로 경력을 개척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수로 등극했다. 아이돌 그룹으로 경력을 시작하는 수많은 보컬 파트 멤버들은 보통 가창력을 과시하거나 그룹 실력을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의 솔로 활동을 진행했다. 태연의 등장은 자신의 고유한 개성과 강점을 잃지 않으면서 음악의 영역을 확장하는 모범 사례를 마련했고, 개성 있는 단독 여성 싱어송라이터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라고 말했다.
태연은 '아이'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세 장의 정규앨범과 여섯 장의 미니앨범을 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오롯이 '가수'로서 뚝심 있게 걸어 나간다는 점도 태연의 특징이다. 황선업 음악평론가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성격이 강한 K팝 신에서, 보기 드물게 '보컬리스트'라는 한 역할에 집중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 그가 독보적인 아티스트로 자리할 수 있는 이유"라며 "발라드/R&B/팝 록 등 장르에 제한 없이 독자적인 표현력을 발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민재 음악평론가는 "다른 외부 요소가 아닌 음악을 중심으로 지금까지의 디스코그래피를 쌓아왔다는 점이 솔로 가수 태연의 가장 큰 성취"라며 "데뷔 초부터 뛰어난 가창력과 매력적인 보컬 톤으로 '차세대의 목소리'로 주목받았고, 이후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구사하며 그룹 출신 솔로 가수의 모범 사례가 됐다"라고 평했다.
마노 '아이돌로지' 필자는 "그룹과 솔로 양쪽으로 현역으로서 활약하며, 장르적으로도 한계를 두지 않고 다채롭게 활동하고 있는 솔로 여성 아티스트는 극히 드물다. 더군다나 그룹과 솔로 모두 커리어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솔로 아티스트는 더욱 손에 꼽힌다는 점에서 태연의 존재감이 더욱 빛나지 않나 싶다"라고 평했다.
이대화 음악평론가도 "이렇게 오랜 기간에 걸쳐 음악성과 대중성 양쪽 모두 인정받으며 사랑받는 아이돌 솔로가 드물다. 트렌디한 팝, 발라드, 댄스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꾸준히 좋은 음악과 무대를 보여줬기에 가능한 성과"라고 전했다.
태연은 댄스, 발라드, 알앤비, 록 등 다채로운 장르를 두루 아우르는 가수로 평가받는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솔로로서도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점을 짚은 경우도 있었다. 황선업 평론가는 "콘서트 또한 안정적인 티켓 파워를 증명하는 중"이라며 "속한 그룹을 넘어서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임에도, 태연은 이제 '소녀시대의 메인보컬'에서 '독보적 솔로 싱어'로 완벽히 커리어 전환을 이뤄냄과 동시에 그 기세를 세계로 확장하고 있다. 이 점이 그가 성취하고 있는 현재진행형 커리어의 가장 큰 의의가 아닐까"라고 밝혔다.
"독보적인 '믿듣탱'(믿고 듣는 태연) 브랜드를 구축했다"라고 한 차우진 음악산업평론가는 "솔로 콘서트 투어를 성공시키며 보컬리스트로서의 역량 또한 증명했다. 솔로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더 텐스'(The TENSE)는 케이스포돔(구 체조경기장) 전석 매진됐고, 해외 가수 최초로 타이베이 돔, K팝 솔로 여가수로는 최초로 방콕 임팩트 아레나에서 2회 연속 단독 콘서트를 진행하는 등 차별화된 성과도 세웠다"라고 설명했다.
태연을 두고 "굉장히 특색 있는 음색을 지녔고, 예쁘고 청순하고 귀여운 이미지 이상으로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보컬 능력을 가진 가수"라고 언급한 박희아 대중문화 저널리스트는 "소속사가 K팝 시장에서 태연이라는 아티스트를 효과적으로 포지셔닝해내면서 결과적으로 소속사, 소녀시대, 태인 개인 모두에게 의미 있는 성과를 가져왔다. 태연의 장점을 회사와 아티스트가 모두 잘 활용해 아이돌 이후의 보컬리스트로서의 삶을 잘 개척해 나간 좋은 사례"라고 진단했다.
미묘 음악평론가는 태연의 '이미지 성장'에 주목했다. 그는 "발라드를 부르고, 멜랑콜리하거나 섹시해지거나, 그도 아니면 럭셔리해지는 것이 과거 여자 가수들의 '성숙'의 공식이었다. 태연은 생각도 경험도 쌓이고 자의식이 커지면서 타인을 향해서도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은 모습을 '어른 여성'의 모습으로 포착하고, 커리어의 상당 부분에 걸쳐 이를 잘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태연은 올해 3월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단독 콘서트 '더 텐스'를 열었다. 해외 가수로는 첫 입성이었으며, 시야제한석까지 완판됐다. SM엔터테인먼트 제또한 "태연의 노래에 담긴 허무, 환멸, 분노, 냉소와 아이러니는 무겁고 어둑한 언어들과 함께 강렬한, 그러나 사뭇 패셔너블한 인간상을 그려내는데, 이를 고정된 이미지나 얄팍한 변신이 아니라 표현력 풍부한 보컬리스트의 입체성 속으로 포섭해낸 것도 태연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부연했다.
지금의 태연을 있게 한 장점과 차별점으로, 정민재 평론가는 "단연 목소리"라며 "탁월한 보컬리스트이자, 크게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음색을 가졌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테크닉은 연마할 수 있지만, 좋은 톤은 타고나는 것이다. 어느 음역에서든 편안하게 들리면서도 태연만의 색깔을 갖췄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꼭 직접 곡을 쓰는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더라도 유니크한 표현력만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꾸릴 수 있음을 증명했다"라고 분석했다.
이규탁 교수도 "태연 보컬은 자신만의 색깔과 차별점이 강하면서도, 다양한 취향을 가진 청자(聽者)를 만족시킬 수 있는 보편성을 아울러 갖추고 있다. 여러 스타일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내는 것 역시 태연의 큰 장점"이라며 "2000년대 후반 이후 아이돌 출신 보컬리스트들이 노래는 잘하지만 '잘 훈련된 느낌의' 지나친 매끄러움과 능숙함 때문에 인간미가 결여되는 경우가 있는데, 태연은 노래 속에 다양한 감정의 변화와 미묘한 떨림 및 긴장감을 잘 담아낸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라고 밝혔다.
미묘 평론가는 "보컬리스트로서 다재다능한 올라운더인데 안정성도 높은, 케이팝 아이돌 보컬 최대의 아웃풋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인물"이라고, 이대화 평론가는 "음색과 감정 표현력이 탁월한 보컬 재능이야말로 태연이 가진 최고의 장점이자 다른 아이돌 솔로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각각 답했다.
가수 태연. SM엔터테인먼트 제공"아이돌 그룹 멤버라는 편견으로 가려진 최정상급의 보컬 역량"을 태연의 강점으로 꼽은 김도헌 평론가는 "다채로운 방법의 가창과 깊은 감정 표현으로부터 나오는 호소력, 탄탄한 라이브 실력까지 만능의 재능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주어진 장르를 고르는 대신 다양한 음악 실험을 전개하며 익숙하거나 지루하지 않은, 폭넓은 음악 경로를 그려가고 있다는 게 특별한 지점이다. 록, 팝, 발라드, 알앤비, 소울 등 다채로운 장르 곡을 스스로 구상하고 작사/작곡하는 태연의 음악적 항로는 드넓다"라고 말했다.
박희아 저널리스트는 "단연 돋보이는 넓은 스펙트럼을 지닌 가수다. 단번에 타 음악가와 구별되는 자신만의 개성을 지님과 동시에 댄스와 발라드 할 것 없이 메이저 음악 신의 감성을 대변한다. 철저히 대중 중심의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으면서도 확실히 태연이라는 캐릭터를 각인할 음색과 창법을 지녀 널리 사랑받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마이너 감성'의 노래도 개성 있게 소화할 수 있어서 태연 히트곡의 장르적 스펙트럼 또한 넓다"라고 짚었다.
황선업 평론가 역시 "밝은 팝에서 깊은 감성의 발라드, 때로는 재즈와 록 풍의 스타일까지 모두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그만의 표현력과 소화력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노래' 자체로 승부하는 성향이 강한 만큼, 팬덤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점 또한 다른 K팝 스타들과의 차별점"이라고 전했다.
마노 필자는 "태연은 참 '고집 있는' 아티스트다. 레코딩 비하인드 등에서 음정 하나, 음가 하나 허투루 여기지 않고 꼼꼼히 짚어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떤 '장인 정신'마저 느낄 정도"라며 '투 엑스' 녹음 당시 'Gonna block you 불을 꺼 To. X'라는 가사를 부를 때 녹음 부스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block you'를 비속어처럼 들리도록 발음한 것을 예로 들어 "곡 전체의 연출력을 높이는 시도"라고 말했다. "집요할 정도의 '고집'과 '장인 정신'이 태연이라는 아티스트의 가장 큰 변별력이자 무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