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10.29 이태원 참사 당일 이태원에 경비 인력이 전혀 배치되지 않은 원인으로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이 지목됐다. 실제로 대통령실이 옮겨진 뒤 용산구 집회는 27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무조정실 '10.29 이태원 참사 합동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 당일 대통령실 인근에 경비 인력이 집중되면서 이태원에는 경비 인력이 전혀 배치되지 않았다. 당시 경비 인력은 특히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시민단체 집회 등에 집중됐다.
실제로 대통령실이 이전하면서 서울 용산경찰서 관할 내 경비 수요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이 들어선 2022년 5월부터 참사가 일어난 10월까지 용산경찰서 관내 집회는 921건으로, 전년도 동기간 34건보다 약 27배 늘었다.
경찰이 이태원 경비 인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정황도 드러났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참사 나흘 전인 2022년 10월 25일 용산경찰서장은 핼러윈 데이 대책을 보고받으며 "경비는 왜 없냐"는 질문을 했다. 하지만 이 외에 경찰의 추가적인 지시나 조치는 없었다.
바로 다음 날에도 핼러윈 데이에 정보관을 배치하자는 직원 건의가 있었지만, 경찰은 '집회 관리에 집중하라'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경찰은 전년도인 2021년 핼러윈 데이에 대비해 '이태원 인파관리 경비계획'을 세웠던 반면 참사 당시인 2022년도에는 관련 계획 수립을 검토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부는 "대규모 인파 운집에 대한 경찰 사전 대비가 명백하게 부족했다"며 "그 과정에 대통령실의 용산 이전이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