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Summit)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평가액이 22조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 주식평가액 1위였던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이 보유했던 주식가치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의 총 가치는 22조 34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20년 12월 16일 세운 22조 2980억원을 넘어선 금액이다.
이 회장은 이날 기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보험 △삼성SDS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전자 우선주 등 7개 종목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11조 9099억원 수준이었다. 지난 3월 6일에는 12조 1666억원 수준을 보였는데, 이때 이 회장의 주식가치는 메리츠금융지주 조정호 회장이 기록한 12조 4334억원보다 낮았다.
이 회장의 주식재산이 급속도로 오르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하면서부터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4일 14조 2852억원 수준이었으나, 불과 5개월 만인 이달 29일 22조 3475억원으로 8조원 이상 늘었다. 증가율로는 약 56%에 달한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의 주식평가 증가액이 돋보였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는 6월 초 5조 6305억원에서 이달 29일 9조 7901억원으로 4조원 이상 늘었다. 삼성전자 보통주 주가가 지난 27일 처음으로 10만원을 돌파하며, 단일 종목 평가액이 10조원에 근접했다.
삼성물산도 이 회장의 주식가치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같은 기간 삼성물산 보유 지분 가치는 5조 3462억원에서 7조 8263억원으로 2조 48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삼성물산 주가가 15만 원대에서 23만 원대로 오르며 시가총액은 40조 원에 근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삼성생명 역시 주식가치 상승세를 보였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가치는 6월 2조 2716억원에서 이달 29일 3조 3323억원으로 1조원 이상 불었다.
한편 이 회장을 포함해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10조 2817억 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9조 641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8조 98억원) 등 삼성가(家) 4명의 주식가치를 합산하면 총 49조 7032억 원으로, 5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주식평가액만 놓고 보면 이재용 회장은 이건희 회장을 넘어서는 '승어부'(勝於父)의 순간을 이뤄냈다"며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기록했던 삼성 그룹 전체 영업이익 51조 원 이상 올리게 되면 경영 성적에서도 아버지를 뛰어넘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