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조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30일 출석하며 "무도한 정치탄압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추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53분쯤 내란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고검에 출석하며 "계엄 당일에 총리와 대통령과 통화 후 의총 장소를 당사에서 국회로 바꾸고 의원들과 함께 국회로 이동했다. 만약 대통령과 공모해 표결을 방해하려 했다면 계속 당사에서 머물지 왜 국회로 의총 장소를 바꾸고 국회로 이동했겠냐"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추 전 대표는 '국회 봉쇄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도 의총 장소를 변경한 이유가 뭔지', '여당 차원의 역할을 요구받은 것 있는지',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해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특검은 추 전 대표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 공범으로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를 받거나 공모 하에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추 전 대표가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계엄 해제 표결 방해' 핵심 피의자다.
앞서 추 전 대표는 계엄 선포 직후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 장소를 세 차례 변경했다. 특검이 주목하는 것은 의원총회 장소 변경 과정에서 있었던 추 전 대표의 통화기록이다. 계엄을 유지해야 한다는 전제 아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되지 않도록 계엄 해제 의결 정족수 충족을 막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이다.
추 전 대표는 비상계엄 당일 홍철호 전 정무수석과 밤 10시 56분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는 밤 11시 12분에 통화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통화한 건 그로부터 10분이 지난 밤 11시 22분이다. 통화는 2분간 이어졌다. 특검은 추 전 대표가 당시 이들과의 통화에서 계엄 해제 시도를 막으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특검은 그간 국민의힘 조경태·김예지·이종욱·신동욱 의원을 비롯한 당직자들을 차례로 조사하며 계엄 당일 밤 국회 상황을 재구성해왔다. 특검은 이날 조사에서 추 전 대표가 당시 윤 전 대통령 등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국민의힘 의원총회 장소가 바뀌게 되는 데 영향을 미쳤는지 들여다 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