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전산수무늬삼층장. 배재대 제공고종이 배재학당 설립자인 아펜젤러 선교사에게 선물한 전통 가구 '나전산수무늬삼층장(螺鈿山水文三層欌)'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8월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해당 문화유산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으며, 30일 서울시 정동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 지정서 교부식이 열렸다.
지정서 교부식. 배재대 제공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은 국가민속문화유산지정을 기념해 '고종황제의 선물,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을 다음 달 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일반에 공개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이 삼층장은 19세기 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높이 180.3㎝, 가로 114.9㎝, 세로 54.6㎝ 크기의 대형 가구다.
정면과 측면에는 산수문과 산수인물문(자연경관과 인간의 모습을 함께 묘사) 위주로 구성돼 있고 귀갑문(거북이 등껍질처럼 겹친 육각형으로 연결된 무늬)처럼 여러 나전 무늬가 장식돼 있다.
정면 문짝 6개 안쪽에는 과석 화훼도(괴상한 모양의 돌과 화초가 그려진 그림)가 장식돼 화려함을, 상단부의 구조와 장식 양식은 통양 지역의 제작 특징을 보여준다.
김종헌 배재학당역사박물관장은 "이 가구는 19세기 말 왕실, 상류층이 분가나 출가할 때 준비하는 생필품으로 당시 문화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료"라며 "고종이 조선에서 배재학당을 설립해 서양식 근대교육에 헌신한 아펜젤러 선교사에게 감사 의미로 전한 선물로 조선 왕실과 외국인 선교사 간 관계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나전산수무늬삼층장. 배재대 제공나전산수무늬삼층장은 아펜젤러 선교사 집안에서 대를 이어 보관해오다 지난 2022년 아펜젤러 선교사의 외증손녀 다이앤 크롬 여사가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1885년 조선에 입국한 아펜젤러는 '유용한 인재를 기르는 집'이라는 뜻의 '배재학당(培材學堂)'을 설립했다. 배재학당은 배재대를 비롯해 배재중, 배재고, 배재대 부속유치원으로 발전해왔다.
조보현 학교법인 배재학당 이사장은 "배재학당 창립 제140주년인 올해 아펜젤러 선교사의 공을 높이 산 유물이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배재학당이 우리나라 근대사의 한 축을 맡아 인재를 양성했다는 사명감이 돋보이는 장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