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포옹을 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삼성전자는 31일 글로벌 AI칩 선두주자인 엔비디아로부터 5만 장 이상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앞으로 수년 간 공급받아 AI(인공지능)에 기반한 최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인 'AI 팩토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AI의 두뇌 역할을 하는 GPU의 수요는 폭증했지만,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장을 독점하고 있어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로선 대규모 물량을 확보함으로써 AI 기술 역량을 대폭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뿐만 아니라 GPU가 필요로 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옮겨주는 고대역폭메모리 6세대 최신품 HBM4의 엔비디아 납품도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의 끈끈한 '치맥 회동'으로 기대를 모았던 양사 간 동맹이 현실화 된 셈이다. 
'AI 두뇌 역할' 엔비디아 GPU 5만장 확보…"AI가 생각하는 반도체 공장 구축"
 삼성전자는 이날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 사실을 알리며 "당사의 종합반도체 기업으로서의 역량과 엔비디아의 GPU 기반 AI 기술 시너지를 통해 업계 최대 수준의 '반도체 AI 팩토리'를 구축함으로써 반도체를 비롯한 글로벌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향후 수년간 5만개 이상의 엔비디아 GPU를 도입해 AI 팩토리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라고 GPU 대량 공급을 약속 받았음을 강조했다. GPU 5만개는 대형 AI 데이터센터 하나를 거뜬히 지을 수 있는 대규모 물량이라는 게 전문가 설명으로, AI 역량 강화 경쟁과 맞물린 세계적 GPU 품귀 현상 속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발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가 대량의 GPU를 기반으로 구축하겠다고 밝힌 반도체 AI 팩토리는 쉽게 말해 거대한 AI의 두뇌를 반도체 생산에 최적화 한 시설이다. 설계와 공정, 운영, 장비, 품질관리 등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아우르는 모든 과정에 AI를 적용함으로써 스스로 분석, 예측, 제어하는 '생각하는 제조 공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팩토리 구축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 개발, 양산 주기를 단축하고 제조 효율성과 품질 경쟁력을 혁신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비디아에 HBM3E 납품' 삼성전자…"HBM4 공급도 긴밀하게 협의 중"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글로벌 메모리반도체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의 이번 대형 협업 발표를 계기로 양사의 관계를 보다 강화하는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그간 공을 들여왔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의 엔비디아 공급이 성사됐음을 전날 공식화했으며, 이날은 "이미 공급 중인 메모리 제품뿐만 아니라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대폭 향상시킨 HBM4 공급을 엔비디아와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간 SK하이닉스 위주로 이뤄졌던 엔비디아에 대한 HBM 공급은 경쟁 체제로 본격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당사 HBM4의 경우, 1c D램 기반에 4나노 로직 공정을 적용하고, 설계를 최적화 해 고객 요구를 상회하는 11Gbps 이상의 성능을 구현했다"며 "당사의 HBM4는 초고대역폭 저전력 특성을 바탕으로 AI 모델 학습과 추론 속도를 높여 엔비디아의 AI 플랫폼 성능 향상에 핵심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신세대 미세 공정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신제품임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또 "HBM 외에도 업계 최초로 개발한 고성능 그래픽 D램인 GDDR7과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모듈 SOCAMM2 공급도 (엔비디아와) 협의 중"이라며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5년 이어온 삼성·엔비디아 기술 협력, AI 반도체 동맹으로 진화"
 반도체 분야의 한 전문가는 "AI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한 조건은 하드웨어 확보다. GPU가 대량 확보되면 AI 관련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이미 일부 공정에서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활용해 반도체 AI 팩토리의 기반을 다져왔다"며 "향후 삼성전자는 AI 팩토리 인프라 구축과 관련 노하우를 한국 뿐 아니라 미국 테일러 등 해외 주요 생산 거점에까지 확장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전체의 지능화와 효율화를 완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도체 AI 팩토리 구축 과정에서 국내 팹리스, 장비, 소재기업들과도 협력할 것이라며 "AI 팩토리 구축은 단순한 제조 혁신을 넘어, 국가 반도체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견인하고 국가 제조 산업이 AI 중심으로 전환되는데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도 AI 모델, 로봇 등에서도 엔비디아와 다양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며 "25년 이상 이어온 양사의 기술 협력이 AI 반도체 동맹으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선 엔비디아의 'RTX PRO 6000 블랙웰 서버 에디션' 플랫폼을 활용해 지능형 로봇의 상용화와 자율화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