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기념 촬영 후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경주를 찾은 필리핀, 칠레 정상과 연이어 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화백센터에서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즈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만나 양국 관계와 영사 협력, 한반도 문제 등 공동 관심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가 한국과 필리핀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1주년"이라며 "지난 8월 전화 통화에 이어 마르코스 대통령을 만나게 돼 더욱 뜻 깊다"고 환대했다.
이에 마르코스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리더십 아래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있다"며 축하했다.
대통령실 김남준 대변인은 "양 정상이 올해로 1년을 맞은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가 양국 간 경제 협력 확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앞으로도 필리핀 내 한국 기업들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며 "방산, 조선, 인프라 분야의 전략적 협력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최근 필리핀 경찰서 내에 한국 국민 관련 사건·사고를 전담하는 '코리안 헬프 데스크'가 설치될 수 있었던 것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지원 덕분"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양 정상은 최근 화두가 된 스캠(사기)단지 등 초국가범죄 근절을 위한 역내 공조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이재명 대통령과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이 31일 APEC 정상회의장인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이후 이 대통령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협력, 국제무대 공조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보리치 대통령의 첫 방한을 환영하면서 "한국의 전통적 우방국이자 남미에서 최초로 대한민국 정부를 승인한 칠레가 중남미 핵심 협력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양국이 각 지역을 대표하는 민주주의 모범국가로서 확고한 위상을 함께 다지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칠레는 한국의 첫 FTA 체결국이자 중남미 지역 제3위의 교역 파트너"라며 "FTA 개선 협상 등에서 상호 호혜적인 방안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양 정상은 핵심광물과 재생에너지 분야 협력 논의 과정에서 한국의 제조업 기술력과 칠레의 풍부한 에너지·광물 자원을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APEC과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의 공조를 강화하고, 오는 12월 유엔총회에서 양국이 2028년 제4차 유엔해양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하자는 데도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한국 정부의 E.N.D. 이니셔티브를 설명하면서, 칠레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보리치 대통령은 "APEC을 개최와 지금까지 굉장히 성공적으로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축하드린다"며 "칠레는 한국과의 FTA를 개선할 의지가 강하다. 개선 협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국가가 물리적으로 멀리 있지만 사실은 우리가 가까운 국가라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은 1987년에, 칠레는 1988년에 민주주의를 회복했다"며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의 관계가 더욱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