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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마스가' 돛 올렸다…213조 美 함정 시장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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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대 윤현규 교수 "하청 아닌 '윈윈'…조선업 생태계 연동 기회"

창원대 윤현규 교수창원대 윤현규 교수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슈퍼 위크'가 한창인 가운데, 어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난항을 겪던 관세 협상이 전격 타결됐다. 총 3500억 달러(약 497조 원) 규모의 대미 펀드 중 1500억 달러(약 213조 원)가 조선업에 투자되기로 확정되면서,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타결이 국내 조선업, 특히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빅3' 조선소(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에 막대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립 창원대학교 조선해양공학과 윤현규 교수는 30일 CBS <부울경 투데이>에 출연해 "투자금 중 1500억 달러가 특정 산업, 즉 조선업을 명시한 것은 우리 부울경 조선업에 가장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13조 투자, 美 '생존의 문제'…"중국 견제 위한 절실함"

미국이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조선업에 쏟아붓는 배경에는 중국과의 패권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윤 교수는 "조선 산업은 노동 집약적 측면이 강해, 현재 3대 상선 분야(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는 중국으로 무게추가 넘어갔다"며 "중국이 전 세계 선박의 60~70%를 수주하며 최고 수준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국은 상선 건조 역량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다.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인 해군력 증강이 시급하지만, 기존 함정의 노후화가 심각하고 이를 수리(MRO)할 조선소조차 부족한 실정이다.

윤 교수는 "미국에게 조선 산업은 경제보다 오히려 '생존의 문제'"라며 "이것이 미국이 절실하게 협력에 나선 이유"라고 강조했다.

'하청기지 전락' 우려에 "제로섬 아닌 '새 시장' 확보"

이번 협상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국이 하청 기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사태처럼 미국 현지 투자에 집중하다 국내 라인이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HD현대중공업이 미 1위 방위산업체 헌팅턴 잉글스(HII)와 손잡았지만, 실제 건조는 미국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도 이런 우려를 키웠다.

그러나 윤 교수는 "하청 기지 전락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국 함정 건조는 우리에겐 아예 없던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개념"이라며 "현재도 축소된 라인이 없을뿐더러, 미국에 조선소가 생긴다고 우리가 수주하는 상선 물량을 뺏기는 '제로섬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또한 "미국이 생산 인력이 없는 것이지, 조선공학 기술이 없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국이 기자재 생태계 전체를 복원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결국 양국 간 조선 산업의 연동성이 높아져 두 나라 모두에게 '윈윈(Win-Win)'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G 보증으로 '첫 걸림돌' 해소… "목표는 美 함정 시장 진입"

특히 이번 협상에서 조선 협력 1500억 달러 패키지에 금융 보증 프로그램이 포함된 것은 큰 성과로 꼽힌다. 윤 교수는 이를 '선수금 환급 보증(RG, Refund Guarantee)'이라 설명하며 "RG 확보는 우리 중형 조선소들의 오랜 숙원이었다"며 "정부 보증은 조선소 입장에서 미 함정을 건조하는 데 첫 번째 걸림돌이 해소되는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우리 조선사들의 목표는 '새로운 시장 확보'로 일관된다. 윤 교수는 "미 해군의 함정 건조 예산은 연 300억 달러, MRO 예산은 150억 달러에 달한다"며, 이는 "국내 빅3 조선소의 연간 수주액과 맞먹는 막대한 규모"라고 밝혔다. '마스가의 꽃'으로 불리는 군함 건조 및 MRO (유지, 보수, 재생정비, Maintenance, Repair, Overhaul의 약자) 시장에 진입해 유무형의 수익을 창출하고, 향후 미국의 조선업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핵심 목표라는 분석이다.


캐나다 잠수함·핵추진 잠수함…'K-조선' 겹호재

조선업계의 훈풍은 다각도로 불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한화오션 거제 사업장 방문은 약 60조 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중대 고비다. 윤 교수는 "우리는 이미 3천 톤급 독자 개발 잠수함까지 보유한 강국"이라며 "수주 성공 시 막대한 이익은 물론, 잠수함 개발 인력 생태계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한미 정상이 승인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 역시 조선업계에 큰 파급을 미칠 전망이다. 윤 교수는 "드디어 대양 해군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며 "핵추진 기술은 SMR(소형 원자로)을 상선에 적용하는 기술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쳐, 탄소 중립 시대에 운송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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