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1일 취임 후 처음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양 정상은 교류 확대와 민생 협력을 위한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는 데 합의하는 한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경주 국립박물관에서 양자회담에 나섰다. 양 정상은 공식 환영행사 후 회담에 돌입했으며, 이날 오후 3시 50분에 시작된 회담은 오후 5시 25분까지 약 95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중북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는 등 대북 관여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는 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러한 양호한 조건을 활용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한중 양국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에 시 주석은 "중국 측은 중한관계를 중시하고, 대(對) 한국 정책에 있어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중국은 한국 측과 소통을 강화하고, 협력을 심화하며, 공동 이익을 확대하고, 도전에 함께 대응해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발전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후 양 정상은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친교일정을 가졌으며, 오후 6시 15분부터 약 70분간 양국 인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빈 만찬을 함께 했다.
지방에서부터 국민과 함께 호흡하면서 국가지도자로 성장해온 경험을 공유한 양 정상은, 공통의 취미인 바둑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누며 친밀감과 유대감을 확인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중앙은행 간 5년 만기 70조 원 규모의 '원-위안 통화스와프 계약서'를 체결했다.
아울러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 '서비스무역 교류·협력 강화', '실버 경제 분야 협력', '혁신 창업 파트너십 프로그램 공동추진', '한국산 감 생과실의 중국 수출 식물 검역 요건' 등 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2026-2030 경제협력 공동계획'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연합뉴스이 중 '보이스피싱·온라인 사기 범죄 대응 공조 MOU'는 최근 초국가적 대응 필요성이 제기된 온라인 스캠(사기) 범죄에 대한 양국 경찰당국 간의 협력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이재명 정부의 국익과 실용에 기반한 대중외교를 통해 한중관계를 전면적으로 복원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양 정상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성숙한 발전을 추진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위 실장은 "한중관계 발전의 기반을 튼튼히 하기 위해 양국 정부 간 정치적 신뢰를 확보하고 민간 차원에서도 우호적 신뢰 축적을 병행해 나가기로 했다"며 "한중 경제협력 구조 변화를 반영한 '수평적 협력'에 기초한 호혜적인 협력을 추진해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민생 분야 실질적 협력 성과물을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안보 등 다양한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는데,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간 합의가 된 핵추진 잠수함과 관련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위 실장은 "정상 간의 대화에 대해 세세하게 소개하거나 확인하지는 않는 입장"이라며 "여러 안보 현안에 대한 얘기가 있었는데 그 내용의 세세를 확인하지는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 경북 국립경주박물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한반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양국의 입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 실장은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그렇게 해 왔다"며 "북한도 비핵화, 남쪽도 핵을 갖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북한과의 대화 재개 의사와 관련해서는 "양측은 미북 대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그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노력해 나가기로 한 정도"라고 전했다.
중국 내 한류문화에 대한 금지령, 이른바 한한령에 대해서는 "'서로 문화를 교류하고, 서로 문화 협력을 많이 하자. 콘텐츠에 대해서도 노력하자'라는 공감대는 있지만, 국내 법적인 규정도 있고 해서 완벽하게 얘기가 되지는 않았다"면서도 "토론이 있었다.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에 대해서는 "이 문제는 미중 간에 지금 무역 분쟁하고도 연루가 돼있는 문제"라며 "미중간의 문제가 좀 풀려 나가면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한화오션 문제도 생산적인 진전이 있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됐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