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700년 전, 교회는 예수가 누구인지에 대한 치열한 논쟁 끝에 '성부와 본질이 같은 하나님'이라는 믿음을 함께 고백했습니다.
이 신앙의 선언이 바로 '니케아신경'인데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총회가 니케아신경이 제정된 지 1700년을 맞아, 신앙의 뿌리와 교회 연합의 의미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장세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고려신학대학원 주최, 고려교부학서원 주관으로 6일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니케아신경 1700주년 기념강좌 '니케아신경, 우리의 고백' 이 열리고 있다. 이정우 영상 기자
[기자]
니케아신경 1700주년을 기념해 열린 '니케아신경, 우리의 고백' 기념강좌에서 500명이 넘는 신학자와 신학생들이 한목소리로 삼위일체 신앙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한 주님 예수 그리스도, 아버지의 독생자를 믿으오니, 그분은 만세 전에 아버지에게서 출생하셨고 빛으로부터의 빛이며, 참 하나님으로부터의 참 하나님이십니다."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개최한 이번 강좌에서는 정교회와 개혁주의 등 다양한 교단의 신학자들이 참여해 '니케아신경'이 오늘 교회에 던지는 신앙의 의미를 짚었습니다.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우스 조성암 대주교는 니케아신경이 단순한 교리문이 아니라 체험 중심의 신앙에서 공동의 믿음으로 나아가려 했던 초대교회의 시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의 신앙 속에서 니케아신경을 구원으로 가는 길잡이이자 함께 올바른 신앙을 세워가는 매개체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암브로시우스 조성암 대주교 / 한국정교회
"(니케아신경을 통해) 우리가 알려고 하는 것은 성부, 성자, 성령이 인간의 구원과 믿음과 관련해서 어떠한 관계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겁니다. 성삼위를 정의하려는 것이 아니라. 성삼위와 인간의 구원이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알려고 하는 겁니다. 니케아신경은 우리 인간들이 제대로 된 구원의 길로 갈 수 있게 인도해주는 삶의 지침인 것입니다."고신대학원 유해무 은퇴교수는 한국교회가 니케아신경이 전수한 유산을 따라 삼위일체 신앙을 고백하는 믿음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초대 교회 당시 예수의 본성을 신이 아닌 인간으로 보는 성경 해석의 오류가 생겨났는데 공교회의 선언으로 이 이단사상에 맞서 신앙을 바로 세웠다면서, 오늘날의 교회도 그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유해무 은퇴교수 / 고려신학대학원
"(아리우스는 예수님이) 인간의 본성을 가지고 자유의지로 선악을 분별해서 선을 행함으로 본성이 바뀐다는 거예요. 계명을 지켜서 하나님처럼 되어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으로 승진한 겁니다. 그 결론은 뭐죠? 우리도 그리스도를 닮아서 하나님의 아들이 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6일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열린 니케아신경 1700주년 기념강좌 '니케아신경, 우리의 고백' 에서 참석자들이 함께 니케아신경을 읽고 있다. 장세인 기자니케아공의회의 교회 일치의 의미를 오늘날 교회 안에서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니케아공의회는 완전한 교리적 통일을 이룬 것이 아닌 서로 다른 생각 속에서도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는 올바른 신앙고백을 세운 것이라며 오늘날 교회도 올바른 신앙 안에서 서로 다른 견해를 존중하며 함께 나아가는 수평적 협의체를 이뤄야 한다는 겁니다.
[녹취] 서원모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로마 제국에 있는 모든 교회, 그리고 밖에 있는 교회들도 다 참여할 수 있도록 해서 대표자 회의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죠. 성경에 없지만 신앙을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서 동일본질, 동등본질 이 내용을 삽입했다는 것이고, 이 신앙고백을 전체교회가 다 따라야 된다는 그런 원칙을 세웠다는 것이죠. 그리고 부활절 논쟁이라든가 교회 분열의 문제, 배교자, 목회에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를 다루고 결의했다는 것입니다."1700년이 지난 지금도 니케아신경은 서로 다른 교단과 전통을 하나로 잇는 '공동의 언어'로 남아 있습니다.
교리의 울타리를 넘어 예수를 구주로 고백하는 신앙의 본질을 지키는 일, 1700년 전 니케아의 고백이 오늘날 한국교회에 던지는 과제입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 기자 이정우] [영상 편집 김다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