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선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통해 잃어버린 사회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00주년 사회선언문' 후속 토론회를 열고 교회가 마주한 사회 의제를 분야별로 성찰하고 구체적 실천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 사회선언문'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며 오늘날 교회가 응답해야 할 다양한 사회적 의제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토론회 참가자들은 신자유주의의 세계화와 경제 부정의, 젠더와 세대 갈등, 화해와 평화, 기후위기 등 선언문이 제시한 15개 사회 의제들을 성찰하며 교회의 구체적인 역할을 모색했습니다.
12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NCCK 100주년 사회선언문 후속토론회-서울 종합토론' NCCK는 선언문의 신앙과 신학을 지역의 시각에서 성찰하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후속토론회를 진행해 왔다. 광주,대구에 이어 서울에서 세 번째 토론회가 열렸다.
장신대 백충현 교수는 "대부분의 한국교회가 교회와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분리하는 현실에서 '사회 선교', '복음적 응답' 등의 표현을 쓰고 있지만, 복음은 교회와 사회를 포괄한다"며 "쌍방향적인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를 개혁과 변화의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교회가 먼저 사회 현장과 주변부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단 겁니다.
[백충현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교회가 또는 복음이 사회에 나가서 뭘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보다는, 오히려 사회 속에서 경청하고 듣고, 거기서 이제 복음으로 나아가고 교회로 나아가고, 역방향이죠. 쌍방향적으로 갈 때 더 건전한, 건강한 관계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사회선언문이 12.3 비상계엄 전에 발표된 만큼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충분한 성찰과 반영이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됐습니다.
극우 개신교 세력의 준동으로 교회가 반민주 세력으로 오해받는 현실 속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신학적으로 정립하고 이를 교인들에게 교육하는 것이 교회에 주어진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송진순 박사 / 이화여대, 한국기독교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
"정의, 평화, 생명을 강조하면서도 우리에게는 민주주의와 그 과정과 원리를 신학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라고 하는 지점입니다. 지금 한국사회의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교회가 극우화의 동력으로 인식되는 과정은 개신교인의 민주시민으로서의 가치를 더욱더 절실하게 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인 개개인의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교회가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권위주의적인 목회 지형에서 천명된 신학의 빈곤과 교육의 부재가 아닐까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토론회 현장에서는 "복음의 사회적 문법을 교회가 실천해야 한다"는 신학적 성찰과 함께 선언을 신학·목회·교육 현장에서 실제 실천으로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제안이 나왔다.또, 사회선언문이 거시적 메시지를 담다 보니, 비정규직, 이주민, 지역 청년들의 고민과 애환, 고통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습니다.
[이지혜 / NCCK 청년위원회 부회장 ]
"(청년세대 문제를) 구조적 불평등과 사회적 부정의의 결과로 진단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탁월했다는 생각이 들지만, 지역 소멸, 교회 내 성차별, 청년의 정치적 소외에 대한, 특히 지역 청년들에 대한 시각이 좀 부족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이 밖에도 선언문이 담고 있는 신학적 입장과 내용을 목회 현장에서 교인들이 체화할 수 있도록 해설서와 소그룹 자료 개발이 필요하다는 요청 등이 나왔습니다.
교회협의회는 "100주년 선언문은 완결이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의 시작"이라며 "사회적 과제에 대한 교회의 실천 의지를 구체화해 나가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