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황희찬. 김조휘 기자가나전에서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을 아쉽게 놓친 '황소'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동료들이 놀렸다"며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18분 터진 이태석(오스트리아 빈)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신승했다.
후반 17분 황희찬이 손흥민(LAFC) 대신 투입된 직후 터진 득점이다. 이후에도 황희찬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가나 수비를 괴롭혔고, 후반 29분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하지만 골문 왼쪽을 겨냥한 황희찬의 슈팅은 가나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황희찬은 "경기 끝나고 선수들이 많이 놀렸다. 개인적으로 팬들 앞에서 많이 부끄러운 장면이었다"며 "진지하게 임했는데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간단하게 마무리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며 "냉정하게 마무리 지어야 경기를 쉽게 이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더 상기하겠다"고 다짐했다.
페널티킥은 아쉽게 놓쳤지만, 경기력은 좋았다. 최근 잦은 부상 탓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이날 활발한 움직임으로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황희찬은 "몸 상태는 괜찮은 것 같다. 이번 시즌에도 계속 선발로 나가고 있고, 대표팀에서도 많은 경기를 뛴 선수 축에 속하다 보니까 경험적인 면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노하우가 생긴 것 같다"며 "공격 지역에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려고 했다. (벤치에서) 전반전을 보면서 더 공격적이고 날카로운 부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선수들과 소통하며 그런 부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황희찬이 18일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다만 스리백 전술에서는 이날처럼 교체 투입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황희찬은 "포메이션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월드컵까지 시간이 좀 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여러 가지를 보고 싶으신 것 같다"며 "당연히 선발로 뛰면 좋겠지만, 오늘처럼 후반에 들어가서 할 수 있는 역할도 있다. 교체로 들어가더라도 좋은 결과를 만들려고 계속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22위인 한국은 이날 승리로 2026 북중미 월드컵 포트2 유지에 청신호를 켰다.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포트2의 마지노선은 23위권이다.
또 지난 14일 볼리비아전에서 2-0으로 이긴 우리나라는 이날 승리로 홍명보호 출범 이후 첫 평가전 2연전 연승을 거두며 올해 A매치를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올 한 해를 돌아본 황희찬은 "예선도 치렀고, 강한 팀들과 많이 맞붙었다. 축구에서 결과가 가장 중요한데, 그 결과를 잘 만들었던 한 해였던 것 같다"며 "이제는 우리가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다치지 않고 하나로 뭉쳐서 이기는 데 집중하면 좋을 것 같다"며 이를 악물었다.
이어 "이번 소집도 목표했던 결과를 챙겨와서 만족스럽다. 승리하면 긍정적인 분위기와 응집력이 생긴다"며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