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랭킹 1위 신진서(사진 가운데), 중국 랭킹 1위 딩하오(사진 맨 왼쪽), 일본 바둑 1인자 이치리키 료. 한국기원 제공'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2라운드가 시작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바둑 1인자들이 포진한 3국 대표팀 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농심신라면배'는 한·중·일 3국에서 5명씩 출전한다. 한 경기의 승자가 계속 경기를 벌여 다른 두 나라에 더 이상 선수가 남지 않을 때까지 계속하는 '연승전'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는 지난 9월 3일부터 6일까지 중국 칭다오에서 1라운드(1~4국)를 치렀다. 2라운드(5~9국)는 이달 21~25일 부산시 동래구 농심호텔에서 열린다. 최종 우승국이 결정되는 3라운드(10~14국)는 내년 2월 2~6일 중국 상하이에서 펼쳐진다.
1R 결과 韓·中 각각 2승 1패로 선두… 日, 2패 기록 중
'농심신라면배' 1라운드 이지현 vs 탄샤오(사진 왼쪽). 한국기원 제공 지난 1라운드에서 한국은 선봉에 선 이지현 9단이 중국 리친청 9단과 일본의 후쿠오카 고타로 7단을 연파하는 등 2연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중국 탄샤오 9단에게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탄샤오 9단은 여세를 몰아 일본 쉬자위안 9단을 꺾고 2연승을 달렸다. 일본은 승전고를 울리지 못한 채 1차전을 마감한 상황이다.
한국과 중국이 각각 2승 1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일본은 2패를 기록 중이다. 이로써 1차전 종료 후 각국의 남은 선수는 한국 4명, 중국 4명, 일본은 3명이다.
한국은 국내 랭킹 1위 신진서 9단, 2위 박정환 9단, 4위 안성준 9단, 7위 강동윤 9단이 출격 대기 중이다. 중국은 국내 랭킹 1위 딩하오 9단을 필두로 3위 왕싱하오 9단, 17위 탄샤오 9단, 20위 양카이원 9단이 출전 준비를 마쳤다.
일본은 기사 랭킹을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 다만 상금 랭킹 집계로 국수(國手)들의 레벨 파악이 가능하다. 상금 랭킹 1위 이치리키 료 9단과 2위 이야마 유타 9단, 3위 시바노 도라마루 9단 등 이른바 'TOP 3' 국가 국가의 명예를 걸고 반등을 노린다.
韓 6연패와 신진서 최다승 경신 여부 등이 관전 포인트
지난 대회(제26회 농심신라면배)에서 우승한 한국 대표팀의 수상 직후 모습. 사진 왼쪽부터 설현준 9단, 신진서 9단, 박정환 9단. 한국기원 제공한·중·일 모두 자국(自國) 랭킹 1위가 생존한 상황이다. 3국 모두 신진서, 딩하오, 이치리키 료 등 1인자들은 뒷문을 지키는 최후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들은 이번 2라운드 보다 3라운드에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이치리키 료는 '바둑 올림픽' 응씨배에서 일본 최초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딩하오는 삼성화재배 2연패의 주인공이다. 신진서는 사실상 바둑 세계 1인자다. 이 대회 22회 대회부터 26회까지 5년 연속 우승을 이끈 일등 공신이다. 그는 22회 대회 때 막판 5연승으로 역전 우승을 견인했다.
또 23회 4연승, 24회 1승, 25회에서는 초유의 끝내기 6연승을 거두며 한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전 대회(26회)에서도 막판 2연승으로 한국의 5연패를 완성했다. 한국은 이 대회 6연패에 도전한다. 기존 농심배 6연패는 이창호 9단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1~6회(1999~2004년) 대회에서 달성한 바 있다.
신진서는 특히 이 대회에서 18연승을 달리고 있다. 통산 다승 순위에서 레전드 이창호 9단(19승)을 넘어 중국 판팅위 9단이 보유한 최다승(21승) 기록을 갈아치울지 여부도 이번 대회의 관전 포인트다.
2R 첫 대국 강동윤 vs 탄샤오… "2라운드 주도권 좌우할 중요 일국"
제27회 농심신라면배 2라운드 첫 대국에 나서는 강동윤 9단. 한국기원 제공2라운드 첫 대국은 한국의 강동윤과 중국의 탄샤오가 맞붙는다. 상대 전적은 2승 4패로 탄샤오가 다소 앞서 있다. 여기에다 탄샤오는 지난 1차전에서 이지현, 쉬자위안을 연파하며 기세가 올라있다. 하지만 강동윤은 2008년과 2022년 이 대회 본선에서 5연승을 두 번이나 기록하는 등 연승전에 강하다. 승부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 분석이다.
한국기원 관계자는 "첫 대결이 이번 2라운드의 주도권을 좌우할 중요한 일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최종 주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승리를 많이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전인 만큼, 상대 전적으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 자존심을 건 최고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는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한다. ㈜농심이 후원한다. 우승 상금은 5억 원이다. 본선 3연승부터는 1천만 원의 연승 상금을 지급한다.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천만 원이 적립된다. 제한시간은 각자 1시간에 초읽기 1분 1회가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