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노벨문학상 수상 후 처음 선보인 한강의 산문집 '빛과 실'이 내년 봄 영어권 독자들을 만난다. 펭귄랜덤하우스 산하 호가스(Hogarth)는 21일(현지시간) '빛과 실'의 영문본 'Light and Thread'를 내년 3월 24일 미국·영국 등 영미권에서 동시 출간한다고 밝혔다.
영문판 번역에는 마야 웨스트(Maya West), 이예원(E. Yaewon),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Paige Aniyah Morris) 등 세 명의 번역가가 참여했다.
'빛과 실'은 지난해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뒤 한국에서 올해 4월 출간된 책으로, 노벨 강연문을 포함해 시와 산문 12편, 그리고 작가가 직접 기록한 사진들이 함께 실린다.
책에는 2024년 스톡홀름에서 낭독한 노벨문학상 강연문 '빛과 실'을 비롯해 문예지에 발표했던 시와 산문을 비롯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부터 최근까지 발표한 '북향 정원', '정원 일기', '더 살아낸 뒤' 등이 수록됐다.
한강은 이 글들에서 "세계의 폭력과 아름다움 사이에서 쓰는 사람이 감당해야 할 질문들", "생명을 향한 오래된 사랑", "빛을 붙잡는 일상의 체온"을 섬세한 문장으로 담아냈다.
한강은 출판사에 보낸 메시지에서 "산문, 시, 일기, 사진을 묶어 배치하며 책의 모든 공간이 빛으로 감싸이기를 상상했다"며 "그 빛이 영어 번역 속에서도 계속 독자들을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호가스는 'Light and Thread'를 "한강의 문학 세계를 관통하는 사랑·기억·언어의 힘을 응시하는 작가적 증언이자, 역사적 상처를 마주하는 윤리적 사유"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스웨덴 한림원은 한강을 선정하며 "역사적 트라우마를 정면으로 마주하고 인간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고 시적인 산문"이라 평가한 바 있다.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받으며 세계 문단에 영향력을 넓혔고,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빛과 실'의 영문판 출간은 전 세계 독자들이 그의 산문 작품을 본격적으로 접하게 되는 첫 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