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독교 헌법학자인 이국운 한동대 교수가 "한국사회에서 한국교회가 주변화되고 있다"면서 "재중심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이국운 교수는 지난 21일 서울 희년평화빌딩에서 열린 희년신학포럼에서, "개신교는 선교 초기부터 새로운 사회의 구체적 대안으로 한반도에 도래하며 사회변화의 중심역할을 해왔지만,지금은 기득권 수호에 비합리적으로 집착하는 극단적 수구파로 비치는 형국"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다시 사회중심에서 변화를 추동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친미, 개화, 반공의 노선을 철회하고, 동아시아 크리스천과들과 새로운 연대로 새로운 정치적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교수는 또 "지금의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직접적 통치를 바라는 신정주의 경향이 강하다"면서 기독교적 가치를 담은 헌법과 제도를 통한 법치의 실현, 즉 현정주의를 통해 기독교적 정치의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배덕만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는 "현재 한국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통해 개신교 헌정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치세력이 되기보다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명확히 이해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배 교수는 "한국교회가 국가와 유착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사회적 위계와 질서를 변혁하는 복음의 혁명적 요소는 희석되고 오히려 권위주의적 독재를 정당화 하는 반민주적 행태를 노출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지금 세상을 바꾸려 나서야 하는가, 이를 위해 꼭 중심에 서야 하는가"를 되물었습니다.
배 교수는 "현재 주변으로 밀려난 듯 한 한국교회가 다시 추구해야 하는 것은 오랫동안 누려온 준 국교회적 특혜가 아니"라면서, 오히려 "가장 신속하게 포기해야 할 것은 중심과 정상에 대한 욕망이고,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일차적 자리는 권력의 중심이 아니라 더 낮은 성문 밖의 자리"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