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의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화려한 볼거리부터 재미와 감동 있는 스토리까지, 눈길을 끄는 뮤지컬과 공연들이 연말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 중인 '물랑루즈!'는 바즈 루어만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지상에서 가장 화려한 파리의 클럽 '물랑루즈'에서 일어난 가슴 벅찬 사랑 이야기를 펼쳐낸다.
거대한 코끼리와 풍차 등 초대형 스케일을 자랑하는 무대와 의상, 소품이 어우러져 연말 무대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예주열 CJ ENM 공연사업부장은 "공연장을 물랑루즈의 세계관으로 꾸며 관객들이 공연 시작 전부터 작품에 빠져들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오펜바흐부터 아델, 마돈나, 리한나, 레이디 가가, 비욘세 등 세대를 초월한 아티스트들의 70여 개 명곡을 조합해 새로운 곡을 만들어낸 매시업(mash-up·두 가지 이상 노래를 합친 편곡) 뮤지컬이 화려한 볼거리를 뒷받침한다. 크리스티앙 역에 홍광호·이석훈·차윤해, 사틴 역에 김지우·정선아. 몬로스 공작 역에 박민성·이창용이 각각 캐스팅됐다.
뮤지컬 '물랑루즈!' 공연 장면. CJ ENM 제공핫한 배우 박정민, '라이프 오브 파이' 열연
2021년 웨스트엔드, 2023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라이프 오브 파이'도 GS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렸다.
청룡영화제 시상식 기념 무대에서 화사(본명 안혜진)와 함께 멋진 무대를 선보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박정민(38)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
때로는 천진난만하게, 때로는 능청스럽게, 때로는 고통에 몸서리치며, 박정민은 18살 소년인 주인공 파이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목소리부터 동작 하나하나까지 소년 파이로 변신해 그를 찾으러 온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7일 저녁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은 기립 박수했고 박정민은 무대에서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관객들과 눈을 맞췄다.
박정민의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라이프 오브 파이'는 화물선 사고로 인해 태평양을 표류하게 된 소년 파이가 리처드 파커라는 이름의 벵골 호랑이와 함께 227일동안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캐나다 작가 얀 마텔에게 맨부커상을 안긴 베스트셀러 소설 '파이 이야기'를 원작으로, 202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했다. 원작 소설은 2012년 이안 감독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돼 미국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라이프 오브 파이'가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의 라이선스(외국에서 창작된 작품 판권을 수입해 제작) 형태로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제작을 맡은 신동원 에스앤코 대표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아갔는데 살아 움직이는 리처드 파커와 눈을 마주쳤을 때 (국내 제작을) 결정했다"며 "이 작품이 가진 철학적 메시지가 한국어로, 한국 배우를 통해 전달되는 게 공감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퍼펫티어(puppeteer·인형을 부리는 배우들)를 통해 구현되는 동물들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놀라운 퍼펫(puppet·인형) 예술을 보여준다.
퍼펫티어(puppeteer·인형을 부리는 배우들)를 통해 구현되는 동물들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놀라운 퍼펫(puppet·인형) 예술을 보여준다. '라이프 오브 파이' 공연 장면. 에스앤코 제공인도에 살던 파이의 가족이 운영하는 동물원을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호랑이 외에도 하이에나, 오랑우탄, 염소 등이 등장한다. 퍼펫을 살아 숨쉬게 하는 퍼펫티어들의 연기도 볼 거리다.
극에 빠져들면 퍼펫티어들이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퍼핏과 배우들이 어우러지는 실감 나는 연기가 두 시간을 압도한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진짜 호랑이 같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팀 버튼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인 '비틀쥬스'는 이승과 저승 사이를 오가는 악동 유령 비틀쥬스가 저승의 가이드를 맡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기상천외한 스토리,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 세트가 관람 포인트다. '한국적인 색깔'과 신선한 유머를 담기 위해 코미디언 이창호가 코미디 각색에 참여했다.
유령 '비틀쥬스' 역은 정성화·정원영·김준수가, 리디아 역은 홍나현·장민제가 연기한다. 신참 유령 부부 바바라·아담 역에는 박혜미와 나하나, 이율과 정욱진이 캐스팅됐다. 오는 16일부터 내년 3월 22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
뮤지컬 '비틀쥬스' 초연 공연 장면. CJ ENM 제공'킹키부츠' 역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노샘프턴에서 있었던 실화가 바탕이 된 작품으로, 폐업 위기에 처한 구두 공장을 살리기 위해 찰리와 롤라가 킹키부츠를 만들어 낸다.
여수, 전주, 성남 등 지역투어에 이어 이달 17일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해 내년 3월 29일까지 계속된다.
찰리 역은 김호영·켄·신재범, 롤라 역은 강홍석·백형훈·서경수가 각각 연기한다.
동명의 한국 소설을 원작으로 올해 초연하는 창작 뮤지컬 '한복 입은 남자'도 기대를 모은다.
'한복 입은 남자'는 조선 최대 미스터리로 꼽히는 장영실의 마지막 행적을 모티브로 삼아 그의 비망록 속 진실을 추적한다. 조선과 이탈리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방대한 서사를 담았다. '마타하리', '모차르트!', '몬테 크리스토'를 쓴 권은아가 극작, 작사, 연출을 맡았고, '프랑켄슈타인' 이성준이 작곡했다.
장영실과 그의 비망록을 추적하는 학자 강배 역에는 박은태·전동석·고은성이, 세종대왕과 진실을 좇는 방송국 PD 진석 역은 카이·신성록·이규형이 열연한다. 내년 3월 8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