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이 중재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안의 핵심 쟁점인 '영토 양보' 요구에 대해 강하게 거부 입장을 재차 밝혔다.
AP·로이터통신 등은 9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러시아는 의심할 여지 없이 영토를 포기하라고 요구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어떤 것도 포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법으로든 국제법으로든, 도덕률로든 우리는 어떤 것도 포기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아직 점령하지 못한 약 30%의 영토까지 포함해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재하는 종전안에도 이 요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종전안을 논의했지만, 협상안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의 최신 중재안에서 영토와 자포리자 원전 통제와 관련한 조항이 더 강경해진 반면, 안전보장에 대한 핵심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에서 우위에 있는 것은 러시아다. 젤렌스키가 상황을 직시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해야 한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 중재 종전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을 향해서도 "유럽은 말만 할 뿐 행동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는 전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젤린스키 대통령은 지난 이틀 동안 영국·프랑스·독일 등을 방문해 지지 기반을 다진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종전을 위한 구성 요소는 더 발전했고, 이를 미국 측에 제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은 러시아가 유혈사태를 멈추고 전쟁을 재점화하지 않도록 효과적인 조치를 취할 의지가 있는지에 달려있다"며 "조만간 정리도니 문건을 미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