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검색
  • 댓글 0

실시간 랭킹 뉴스

거장마저 고전한 韓영화 '위기' 여전…日애니 '승승장구'[연말정산]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핵심요약

2025년 영화계 결산
'천만영화' 2편 나왔던 2024년과 달리 올해는 '0편'
거듭된 위기 속 이창동 감독마저 OTT로…"집 나간 관객 안 돌아와"
韓영화 부진 속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최초'로 日 애니메이션 이름 올려
한국영화 침체에 극장도 폐업·희망퇴직 등 '위기'…롯데·메박은 합병 추진
박찬욱·윤가은 등 해외에서 한국영화 자존심 살리며 '희망' 밝혀

2025년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한국 영화들. 각 배급사 제공2025년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한국 영화들. 각 배급사 제공
2023년 코로나19 엔데믹(endemic,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이 선언된 이후 2년이 지났지만, 한국 영화계에서 '위기'와 '침체'라는 키워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거장들마저 고전하거나, 극장 영화를 고집하던 거장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떠났다. 한국 영화가 힘을 못 쓰는 사이 일본 애니메이션은 승승장구했다. 천만은커녕 그 절반인 500만을 넘는 영화조차 찾아보기 힘들어지면서 극장도 또다시 살길을 찾아 나섰다.
 
우울한 현실에서도 희망은 끊어지지 않았다. 박찬욱 감독은 다시금 한국 영화 '최초'의 기록을 세웠고, 윤가은 감독은 한한령 이후 얼어붙은 중국 시장에 당당하게 진출했다.
 

박찬욱도 고전한 韓 영화계…천만 '0편'

 
천만 영화 '0편'.
 
'위기'와 '침체'를 외치는 속에서도 '파묘'(총관객 수 1191만 4784명)와 '범죄도시 4'(총관객 수 1150만 2779명) 등 2편의 천만 영화가 나왔던 2024년과 달리 올해 천만 영화는 한 편도 탄생하지 않았다.
 
손익분기점을 넘은 한국 영화도 '히트맨 2' '검은 수녀들' '승부' '야당' '신명' '노이즈' '좀비딸' '얼굴' '어쩔수가없다' '보스' '세계의 주인' 등에 불과하다. 특히 이 가운데 500만 명을 넘은 한국 영화는 '좀비딸'(총관객 수 563만 9577명)뿐이다. 거장 박찬욱 감독의 신작이자 제82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어쩔수가없다'(총관객 수 294만 2326명)도 300만 명을 넘지 못했다.
 
이처럼 계속되는 영화계 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이창동 감독의 넷플릭스 행이다. '밀양'으로 제60회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과 이창동 감독의 재회로 기대를 모은 '가능한 사랑'은 애초에 극장 개봉을 목표로 했지만, 투자사를 구하지 못해 결국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라는 대안을 택했다. 상업·장르 영화들의 투자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거장의 이름은 매력적일지언정 투자자들의 과감한 선택으로까지 이어지진 못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화계 침체를 두고 박찬욱 감독은 "팬데믹 이후로 한국 영화가, 영화관이 손님을 많이 잃었다. 말하자면 집 나간 관객분들이 안 돌아오는 상황"(9월 21일 SBS 'SBS 8 뉴스' 코너 '뉴수다' 중)이라고 표현했다.
 
박 감독은 한국 영화의 위기에 관해 "악순환"이라고 진단한 뒤 "재미없는데 '계속 와 주세요'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할 사람은 우리이고, 더 알차고 좀 신선한 영화를 만들어서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 배급사 제공각 배급사 제공

위기의 韓 영화 제치고 국내 극장가 접수한 日 애니


고전 중인 한국 영화를 제치고 2025년 극장가를 접수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세를 보인 일본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총관객 수 568만 1184명)은 디즈니 대작 '주토피아 2' 개봉 전까지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애니메이션 영화가 한 해 국내 박스오피스 기록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또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2024년 개봉한 '스즈메의 문단속'이 세운 기록을 2년 만에 갈아치우며 국내 개봉 일본 영화 역대 관객 수 1위라는 기록까지 가져갔다.
 
9월 24일 개봉한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총관객 수 341만 8444명)의 경우 '어쩔수가없다' '보스' 등 한국 영화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으며 올해 박스오피스 5위에 이름을 올렸다. '극장판 진격의 거인 완결편 더 라스트 어택'은 메가박스 단독 개봉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약 9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25위에 올랐다.

각 사 제공각 사 제공

계속되는 극장의 위기…롯데와 메박 '합병' 추진, 돌파구 될까

 
한국 영화를 찾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계속 줄어들면서 극장들의 위기 역시 이어지고 있다.
 
CGV는 올해 시네필들의 성지로 유명한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를 비롯한 12개 극장의 문을 닫았고, 북미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로스앤젤레스(LA) 지점을 폐업하며 15년 만에 미국 극장 사업까지 전면 중단했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인 CJ CGV는 올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롯데시네마, 롯데엔터테인먼트, 샤롯데씨어터 등 롯데그룹의 영화·공연 사업을 담당하는 롯데컬처웍스 역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침체한 영화 산업 속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움직임도 나왔다. 멀티플렉스 3사 중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와 메가박스중앙은 지난 5월 합병 추진 계획을 밝혔다. "차별화된 상영 환경 구축, 안정적인 한국 영화시장 투자,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업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이번 합병의 주요 골자"라고 밝혔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두 기업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위기의 극장 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과 '세계의 주인' 윤가은 감독. CJ ENM, ㈜바른손이앤에이 제공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과 '세계의 주인' 윤가은 감독. CJ ENM,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박찬욱·윤가은…위기 속 한국 영화의 '희망'

 
천만 영화의 부재, 일본 애니메이션과 외화에 밀린 한국 영화, 극장의 위기 등 2025년도 여전히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그 안에서도 희망은 찾아왔다.
 
올해의 한국 영화로 손꼽히는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은 독립·예술영화라는 한계 속에서도 꾸준히 관객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며 누적 관객 수 17만 명을 넘어섰다. 거장의 작품이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상업영화가 아님에도 '세계의 주인'은 한한령 이후 한국 영화의 중국 진출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중국 배급사를 확정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부진했지만,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는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지명되는 대기록을 썼다.
 
'어쩔수가없다'는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외국어영화상,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이병헌) 등 모두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또한 제31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서도 외국어영화상과 각색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오스카 전초전으로 불리는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에 오른 가운데,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영화상 예비후보로 선정된 '어쩔수가없다'가 새해부터 한국 영화계에 낭보를 안겨줄지 기대를 모은다.


0

0

실시간 랭킹 뉴스

오늘의 기자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