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크로 등 각종 프로그램을 악용해 공연이나 스포츠 경기 입장권을 선점한 뒤 웃돈을 받고 되판 온라인 암표상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정보통신망침입 등 혐의로 A(30대·남)씨 등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등 일당 3명은 2022년 7월부터 지난 11월까지 가족과 지인 명의 계정 4개로 프로야구 시즌권을 구매한 뒤, 7400여 차례에 걸쳐 티켓 1만 8300여 장을 확보한 뒤 재판매해 7억 3천만 원의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시즌권을 구매하면 다른 사람보다 먼저 예매할 수 있는 '선예매권'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확보한 티켓은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정가보다 최대 50배 비싸게 팔았다. 이들은 장부에 좌석과 판매가 등을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등 사실상 영업 형태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암표상인 B(20대·남)씨는 예매 대기열을 우회할 수 있는 '직링(직접 링크)'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 3360여 장을 확보, 재판매하는 수법으로 1억 3천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직링'은 곧바로 결제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이른바 '새치기 링크'다. B씨는 이 프로그램을 이용해 확보한 티켓을 정가보다 최대 6배 이상 비싸게 팔아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온라인 암표 판매상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물품들. 부산경찰청 제공빠른 예매를 돕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암표상도 적발됐다. C(20대·남)씨는 지난 5월부터 2달간 직접 개발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티켓 55장을 확보, 재판매해 수익 800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좌석을 자동으로 선택하거나 반복 클릭, 취소표를 자동 감지해 결제하는 매크로 프로그램 3종을 직접 만들어 악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 특정 사용자가 티켓 판매글을 다수 게시하는 점을 발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8억 7천만 원 상당의 범죄수익은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부산경찰청 이경민 사이버범죄수사대장은 "경찰은 온라인 암표 판매 범죄가 단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기술을 기반으로 한 구조적 범죄로 확대된 것으로 보고 앞으로도 총력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