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 해, 대한민국 스포츠는 환희와 도전이 교차했다. 세계 무대 출전 선수들은 각자의 종목에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겼다. 세계 최상급 기량을 증명했다. 배드민턴 안세영(23·삼성생명)의 독주, 육상 우상혁(29·용인시청)의 도약, 수영 황선우(22·강원도청)의 반등, 탁구 신유빈(21·대한항공)의 약진 등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국민을 웃고 울게 만든 주역이었다.
안세영은 '세계 최강자' 자리를 확고히 했다. 우상혁은 세계 무대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황선우는 '월클급' 기량으로 다시 한번 가능성을 보여줬다. 신유빈은 국제무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성장을 알렸다.
시즌 11번째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안세영. 연합뉴스 2025년은 단연 안세영의 해였다. 거침 없었다. 3개의 슈퍼 1000 시리즈, 5개의 슈퍼 750 시리즈, 호주오픈(슈퍼 50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2025 등 무려 11개 대회에서 정상을 밟았다. 독주(獨走)였다. '세계랭킹 1위'의 신들린 기량에 대결 상대도, 관중도 넋이 나갔다.
이들 대회에서 '최다·최고'의 수식어가 붙은 역대급 기록을 쏟아냈다. 대기록 금자탑은 △남녀 통합 단일 시즌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11승) △단식 선수 역대 최고 승률(73승 4패·94.8%) △역대 최고 누적 상금액(100만3175달러·약 14억 3865만 원) 등으로 요약된다.
경이로운 승률·기록에 세계는 경악했다. 국민은 새 역사에 열광했다. 이재명 대통령, 유승민 대한체육회장도 "벅차오른다", "경이롭다"며 열광 대열에 동참했다.
'반짝 챔피언' 아닌 '세계 최강자' 증명… 가장 안정적 '여제(女帝)'
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이 지난 21일 올해 마지막 대회인 왕중왕전을 제패하고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에 도달했다. 연합뉴스올해 안세영의 플레이는 승리 그 이상이었다. 체력·기술, 경기 운영 능력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파리 올림픽 금메달 이후 흔들림 없는 기량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울림을 줬다. '반짝 챔피언'이 아닌 '세계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한국 스포츠 사상 가장 안정적인 '여제(女帝)'의 면모를 보여줬다.
2026년, 그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한국 단식 최초 아시안게임(AG) 2연패, 역대 최초 슈퍼 1000 그랜드슬램 달성 등이 당면한 목표다. "내 전성기는 아직"이라는 안세영. 그의 말 속에 2026년 성패의 답이 녹아있다.
우상혁, 국제대회 7연승·황선우, 아시아 新·신유빈, 혼복 세계 1위 완파
황선우(사진 왼쪽부터), 우상혁, 신유빈의 포효. 연합뉴스
우상혁의 도약도 올해 한국 스포츠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총 10번 출전해 9번 우승을 일궜다. 이 중 8번의 국제대회에 출전해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도쿄 세계선수권(2m34)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전국체전 통산 10회 우승의 대기록도 작성했다. 내년에는 AG 첫 금메달을 노린다. 그는 "계속 나를 넘어서겠다"는 각오로 새 역사를 암시했다.
황선우(22·강원도청)의 2025년도 특별했다. 반등의 해였다. 파리올림픽, 싱가포르 세계수영선수권의 부진을 날려버렸다. 지난 10월 열린 전국체전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아시아 신기록(1분43초92)을 세우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세계 7번째 '1분43초대 클럽'에 가입한 쾌거였다. 그는 이 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을 3개나 갈아치우는 압도적 기량을 과시했다.
신유빈은 한국 여자탁구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지난 10월 월드테이블테니스(WTT) 그랜드 스매시 단식 종목 4강에 진출했다.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기록이었다. 또 이달 13일 WTT 왕중왕전인 홍콩 파이널스 2025 혼합복식에서는 세계랭킹 1위 중국 조를 3-0으로 완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 파이널스 출전 사상 최초의 정상 등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