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북한이 최근 전략핵잠수함(SSBN)을 전격 공개하는 등 연말연시 잇단 무력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베네수엘라 사태까지 겹치면서 역내의 정세 불안정이 더 심화되고 있다.
북한은 4일 오전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발을 발사했다. 이들 미사일은 900여km를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약 두 달 만이다.
북한의 무력시위는 지난달 24일 북한판 사드(THAAD)로 평가되는 '신형 고공 장거리 반항공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10여일 간 줄을 잇고 있다.
북한은 그 이튿날인 성탄절에는 완성 직전으로 보이는 8700톤급 전략핵잠수함과 신형 수중무기체계를 공개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장거리 전략 순항미사일 발사훈련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600mm 초대형 방사포 공장 시찰이 이뤄졌다.
북한은 그로부터 1주일 뒤인 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까지 발사하며 방공 → 순항 → 탄도로 이어지는 다양한 미사일 전력을 과시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전술유도무기 공장을 시찰하며 생산 확대를 지시한 사실도 공개했다.
특히 4일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초청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날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은 연말연초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통해 연일 다양한 미사일 체계를 점검 중"이라며 "그 일환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이나 이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엄포성 경고용 발사 목적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진행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 캡처이날 무력시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것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베네수엘라와 1974년 수교 이후 오랜 유대관계를 다져왔다. 김 위원장으로선 반미 지도자인 마두로 대통령이 미군에 속수무책으로 체포돼 압송된 사실에 충격과 분노를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입장에선 이라크 후세인 정권과 리비아 카다피 정권에 이어 미국에 의해 제거된 또 다른 전례를 목도한 셈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마두로 생포는 김 위원장에게 핵 포기는 곧 자살행위라는 인식을 더욱 각인시켜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을 더 어렵게 하고 나아가 북한의 행동을 더욱 예측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번 사건은 북한으로 하여금 △비핵화 협상에 대한 극도의 불신 △압도적인 미국의 군사능력을 억제할 수단은 핵무기뿐이라는 인식 강화 △참수작전 대비 강화 △전술핵의 실전 배치 가속화 △핵잠수함 등의 제2격 능력 확보 △북·중·러 '반미연대' 강화 △공포정치를 통한 내부 기강 확립 등의 대응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3일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해 전술유도무기 생산 실태를 파악하고 다목적 정밀유도무기들에 대해 평가했다. 연합뉴스김정은 위원장의 3일 전술유도무기 공장 시찰도 핵무력 뿐 아니라 재래식 전력의 빠른 진화라는 측면에서 가볍게 볼 수 없다.
북한의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지만, 불과 2년여 만에 덩치를 3배 가까이 불린 전략핵잠수함을 공개한 것을 보더라도 상당한 국방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전자광학유도로 장거리 정밀 타격이 가능한 이스라엘 '스파이크 NLOS'와 유사한 제원인 것 같다"면서 김 위원장이 "전술유도미사일이 방사포체계까지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군사적 효용가치가 크다"고 강조한 점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