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 명의를 위장해 수십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23일 선고 전 대전고등법원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대리점 명의를 위장해 수십억원을 탈세한 혐의로 하급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2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8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김 회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141억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대전고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김 회장의 나머지 상고 이유는 배척했으나 일부 종합소득세 포탈 부분은 공소시효가 완성돼 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2008~2015년 귀속 종합소득세 포탈액 총 39억원가량 가운데 2009·2010년 부분(8억4천만원가량)이 해당된다.
김 회장은 본인 소유 타이어뱅크 대리점을 임직원이나 친인척이 운영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수법으로 사업소득을 분산해 종합소득세 총 39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는다.
사실상 근로자인 위탁판매점 점주들로부터 근로를 제공받고도 위탁판매 용역을 공급받은 것처럼 꾸며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고, 주식 양도소득세 약 9천만원을 포탈한 혐의 등도 받는다.
이에 대해 김 회장 측은 정상적인 '본사 투자 가맹점 모델'이라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은 2019년 2월 김 회장의 탈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과 벌금 100억원을 선고했다. 지난해 7월 2심도 징역 3년과 벌금 141억원을 선고했다. 2심은 1심에서 무죄가 나온 허위 세금계산서 교부 부분도 유죄로 봤다. 김 회장은 2심 선고 뒤 법정 구속됐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실상 1인 회사인 타이어뱅크 회장으로서 우월적 지위에서 다수의 임직원과 장기간에 걸쳐 계획적·조직적으로 조세포탈 및 허위세금계산서 발급 등 범행을 했다"며 "세무조사를 받게 되자 조세포탈 증거를 인멸하려고 3시간 동안 화장실 문을 잠그고 소득세 관련 장부를 파기하는 방법으로 세무공무원의 정당한 세무조사를 방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일부 조세포탈 부분은 공소시효 도과를 이유로 면소 판단하며 사건을 돌려보내면서도 다른 상고 이유는 배척하고 원심 판단이 맞는다고 봤다.
대법원은 "발급된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가액, 품목 등 내용이 과세 대상인 거래와 완전히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동일·유사 정도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해 사회 통념상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바와 같이 실제 이뤄진 거래를 유효하게 표상한다고 볼 수 있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밝혔다.
파기환송 판결에 따라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타이어뱅크 부회장과 임직원도 2심 판단을 다시 받게 됐다. 부회장은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141억원을, 임직원 4명은 징역 2년~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5년을 선고받았다.
다만 허위 세금계산서 발급 관련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타이어뱅크에는 벌금 1억원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