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압박이 거세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패한 이너서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골동품' 발언에 이어 금감원이 지배구조 특별점검 카드까지 빼들었다. 이번 주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TF까지 예고되면서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금융지주들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부패한 이너서클'이 쏘아 올린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당국 업무보고 자리에서 금융권 CEO 연임 관행을 비판하며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지적한 이후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불씨가 당겨졌다. 지난 5일에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연임 관행을 겨냥해 "6년을 기다리다 보면 차세대 리더도 '골동품'이 된다"고 직격하면서 당국의 문제 제기는 한층 수위를 높였다. 여기에 이번 특별점검 착수까지 더해지며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 드라이브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특별점검은 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 사외이사 평가 체계, 이사회 집합적 정합성 등 지배구조 전반의 운영 실태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핵심이다. 금감원은 모범관행의 취지를 형식적으로만 이행하거나, 운영단계에서 편법적으로 우회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 따라 이번 특별점검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감원은 최근 언론과 검사 과정에서 드러난 형식적 이행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금융지주들의 연임·승계 절차와 이사회 운영이 실질적 견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집중 점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특별점검 결과가 16일 출범하는 지배구조 개선 TF 논의에 반영되고, 향후 금융지주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 강화로 이어질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금감원 제공금융지주들, 금융당국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촉각'
금융지주는 살얼음판 분위기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는 올해 3월 주총에서 회장 선임 승인만을 남겨둔 상태지만, 당국이 지배구조 문제를 직접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워낙 당국에서 대통령 보고 때도 일부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문제 삼아서 이와 관련된 논의들에 대해 당국의 움직임 등에 신경을 안 쓸 순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기존 지배구조 모범관행의 핵심 원칙을 다시 돌아보고 있는 분위기"라며 각별히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은 2023년 12월 은행권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업계와 학계가 함께 마련했으며, 은행권은 2024년부터 모범관행을 이행하고 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3월 주주총회만을 남겨두고 있으면 보통 끝난 게임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들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않는 모습"이라며 "다들 당국의 메시지를 지속적 모니터링 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당국이 눈에 불을 켜고 금융지주회사들을 보고 있다는걸 금융지주회사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상황"이라고 촉각을 곤두세운 모습을 보였다.
통상 단독 회장 후보는 주주총회에서 무난히 의결되는 경우가 많아, 금융권 내부에서는 이번에도 연임에 큰 제동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우세했다. 그러나 대통령과 금융당국 수장들의 메시지, 당국의 특별점검과 TF 논의 등의 수위가 높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이미 단독 후보를 확정한 금융지주들의 회장 연임 절차에도 일정 수준의 조정이나 보완 요구가 뒤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