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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산단 승인 적법"…패소 시민단체 "항소 신중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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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계획 승인 효력 유지

법원, 원고 청구 기각…"절차적 하자 있었지만 위법은 아냐"
환경단체 "전력수급계획 불확실성 해소 실기 아쉬워"
제3자 원고적격 판단은 의미…환경침해 우려 인정

연합뉴스 연합뉴스 
법원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계획 승인 과정에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있다며 환경단체가 제기한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했다. 법원은 이번 소송을 제기한 15명 중 사업지 인근 주민이 아닌 제3자도 탄소중립과 환경 침해 우려에 따라 원고가 될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원고 측이 제기한 하자가 있더라도 그 미흡의 정도가 사업계획 승인처분 위법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판단했다. 원고 측은 항소 여부를 신중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법원 "국토부 기후변화영향평가 다소 미흡했지만 위법은 아냐"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덕 부장판사)는 15일 기후솔루션 소속 활동가들과 용인산단계획지역 거주자 5명 등 총 15명이 국토교통부의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승인처분' 취소 및 무효 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산업단지계획과 관련해 이뤄진 기후변화영향평가에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미흡의 정도가 기후변화영향평가를 하지 않은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정도라고 평가하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이 사건 승인처분이 곧바로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 사건 승인처분에 관해 이익형량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하거나 이익형량에 정당성과 객관성을 결여된 하자가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국토교통부장관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원고 측 주장도 배척했다.

앞서 기후솔루션 소속 활동가들과 용인산단계획지역 거주자 5명 등 총 15명 등은 지난해 3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 사업계획 환경영향평가 중 기후변화영향평가에서 10GW로 예상되는 전력 사용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두 산출해야 함에도, 국토부가 산단 내에 짓는 3GW의 직접배출량(연간 977만t)만 적시하고 나머지 7GW에 해당하는 간접배출량은 누락해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냈다.

또 용인 국가산단 사업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산단 내 건설하기로 한 3GW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설비의 50%는 수소혼소 발전을 하기로 하고 계획을 승인받았는데, 여기에 필요한 그린수소가 현실적으로 충분히 공급될 수 없는데도 환경부가 '조건부 협의'를 해줘 실질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하자로 향후 산단이 활발히 운영될 2050년 탄소중립(국가온실가스 순배출량=0)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취지였다.

용인 국가산단계획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일대에 777만㎡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특화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2023년 3월 당시 윤석열 정부에서 확정했다. 입주가 확정된 삼성전자는 360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집적회로 제조시설인 팹(fab) 6개를 건설하는 계획을 2024년 국토부로부터 확정받아 토지 보상 등 절차를 마치고, 올해 착공해 2031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산단 이전 논란 잠재울까…전력 공급 여전히 '난제'

다만 이날 판결로 용인 반도체 산단 이전 요구와 함께 불거진 논란이 수그러들지는 미지수다. 수도권에 대규모 반도체 제조공장을 짓는 이번 계획과 관련해, 안정적인 전력 수급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승인 과정에서 산단 외부에서 7GW의 전력을 끌어오겠다고 했지만, 이를 위해선 경상도와 전라도 등 남부 지역에서 대규모 전력을 생산하고 중간 지역을 관통하는 송·배전망을 대거 구축해야 한다. 이 때문에 용인산단 문제는 '지역 vs 수도권' 갈등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더구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국가산단뿐만 아니라 일반산업단지도 조성된다.  일반산단에는 SK하이닉스가 입주하기로 하고 1기 팹 공사를 지난해 2월 시작해 내년 5월 준공할 예정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을 합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향후 유효전력 수요를 16GW로 추산하고, "밀도 높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망 구성이 물리·기술적으로 가능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전력의 주요 전력망 건설사업 지도를 보면 전국 각지에서 생산한 전력이 모두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독일 전력망 정책의 시사점과 한국의 전력망 갈등 해법 국제심포지엄' 중 '화폐, 합계출산률, 그리고 에너지와 용인 반도체국가산단(KBS 서영민 기자)' 토론 자료 캡처한국전력의 주요 전력망 건설사업 지도를 보면 전국 각지에서 생산한 전력이 모두 수도권으로 향하고 있다. '독일 전력망 정책의 시사점과 한국의 전력망 갈등 해법 국제심포지엄' 중 '화폐, 합계출산률, 그리고 에너지와 용인 반도체국가산단(KBS 서영민 기자)' 토론 자료 캡처
이번 소송을 제기한 기후솔루션은 판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기후변화영향평가 대상지역 외에 거주하는 원고를을 비롯한 모든 원고들에게 국토부장관이 한 산업단지계획 승인처분의 효력을 다툴 원고적격을 인정한 점에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본안 판결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판결이 "기후위기 시대에 대규모 전력 수요를 수반하는 산업단지가 어떤 전력 수급 구조 위에서 추진돼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까지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며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확보와 전력 수급 계획의 불확실성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소할 기틀을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단이 더욱 아쉽다"고 했다.

단체는 "이번 소송을 통해 재생에너지 조달과 전력 계통 수용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원전 10기가 넘는 분량의  전력이 필요한 초대형 산업단지가 추진될 경우, 기업 경쟁력과 국가 기후 목표 모두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짚고자 했다"면서 "향후 이 사안을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 계통 제약, 재생에너지에 불공정한 전력 시장 제도라는 보다 근본적인 에너지 정책 과제로 다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소 여부를 포함한 향후 대응은 신중히 검토하되, 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경쟁력이 함께 성립할 수 있는 에너지 조건을 만드는 데에 역할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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