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건설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전년(2.0%)의 절반 수준으로, 잠재 성장률 1.8% 안팎에 크게 못 미친다.
22일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0.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분기 성장률은 2024년 1분기 1.2%에서 2분기엔 -0.2%까지 떨어졌다가 3분기(0.1%)와 4분기(0.1%) 정체됐고,지난해 1분기(-0.2%) 다시 추락했다.이후 2분기(0.7%) 반등했고,3분기(1.3%) '깜짝 성장'했지만 4분기 다시 역성장했다.
4분기 성장률은 한은이 지난해 11월 제시한 예상치(0.2%)보다 0.5%p 낮고, 2022년 4분기(-0.4%)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한은은 3분기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와 건설투자 침체 등을 4분기 성장률 하락의 원인으로 들었지만, 예상치와 큰 차이가 나 한은의 전망이 너무 낙관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문별로 보면, 민간 소비는 의료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3분기보다 0.3% 증가했고, 정부 소비도 건강보험 급여비 중심으로 0.6%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토목 건설 부진으로 3.9%나 줄었고, 설비투자도 운송장비 중심으로 1.8% 감소했다.
황진환 기자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작년 3분기 건설투자가 전분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해 4분기에도 흐름이 이어지면서 부진 완화 속도가 빨라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높은 공사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에 따른 입찰계약 등 행정절차 차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건설투자 성장률이 중립적이었다고 가정하면 연간 실질GDP 성장률은 2.4%에 이르렀을 것으로 한은은 추정했다.
설비투자와 관련해 이 국장은 "작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법인용 자동차 투자가 호조였다"며 "4분기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는데, 조정을 받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수출은 자동차·기계·장비 등의 부진으로 2.1% 줄었고, 수입도 천연가스·자동차 중심으로 1.7%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내수와 순 수출(수출-수입)이 각 -0.1%p, -0.2%p로 집계됐다.이 가운데 내수 기여도가 전분기(1.2%p)와 비교해 1.3%p 급락했다.
반도체 등 수출이 호조임에도 4분기 수출 기여도가 마이너스인 이유에 대해 이 국장은 "(GDP에는 수출이 물량 기준으로 반영되는데) 3분기까지 반도체 수출은 물량 주도로 증가했지만, 4분기 반도체 수출은 반도체 가격 상승이 주도했다"며 "자동차 수출도 미국 현지 생산 비중 확대와 중국과 경쟁 등에, 기계장비는 관세 등에 따른 미국 수요 부진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내수 가운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 0.5%p, 0.2%p 성장률을 깎아내린 반면, 민간 소비와 정부 소비는 0.1%p씩 성장에 기여했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기계·장비 등의 부진으로 제조업이 1.5% 감소했고, 전기업을 중심으로 전기·가스·수도업이 9.2%, 건설업도 5%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율은 0.8%로, 실질 GDP 성장률(-0.3%)을 상회했다.
이 국장은 올해 성장률과 관련해 "올해 성장세가 작년보다 확대될 것으로 본다"면서 "민간소비와 재화수출이 작년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정부의 예산도 늘어 정부 지출 기여도가 높아질 뿐 아니라 정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증가, 반도체 공장 증설 등으로 건설의 성장 제약 정도도 상당 폭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