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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도 안 한 환율 예측…李대통령 '시점'까지 박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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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하락 시점까지 짚은 대통령 발언에 외환시장 촉각
연금·정책 개입·한일 공조설까지…정부 액션플랜 가동 여부 주목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환율 하락 시점을 '한두 달 후'로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외환시장 안팎의 해석이 분주하다. 환율의 방향성뿐 아니라 시점까지 특정해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발언의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두 달 지나면 1400원 전후로 떨어진다"…대통령 환율 발언 이례적

이 대통령은 지난 21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두 달 정도 지나면 환율이 1400원 전후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지만, 통상 대통령이 환율의 흐름이나 방향성을 언급하는 데 그쳤던 것과 달리 구체적인 '시기'까지 제시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환율의 수치와 시점을 언급한 것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전례를 찾기 힘들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달러화 약세에 대해 언급할 뿐, 달러화 지수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는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위기 상황 때 경각심을 주기 위해서 역대 대통령이 환율 관련 발언을 한 적은 있지만 환율 수치와 시기를 특정해서 언급한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다만, 이 대통령의 발언은 현재 시장의 예측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강현주 자본시장 선임연구위원은 "대부분의 금융기관이 올해 상반기 말 환율을 1400원대 초반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대내외 여건 개선에 따라 환율이 내려갈 것이라는 정부의 방향성은 시장 전망과 대체로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달러 약세 흐름 지속, 4월 예정된 세계채권지수(WGBI) 편입 등이 외환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李대통령 확신엔 정부의 액션플랜 있나…日 총리와 환율 거론 주목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공개 기자회견에서 환율을 구체적으로 예측한 것이 워낙 이례적인 일이어서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이미 환율 안정을 위한 액션 플랜을 상당 부분 마련해 두었고, 실행만을 남겨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시나리오는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확대다. 국민연금은 오는 26일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자산 배분 전략을 논의할 예정으로, 해외 투자 비중을 일부 조정하고 국내 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안이 안건으로 오를 가능성이 거론된다.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중장기 자산 배분 방향을 심의·의결하는 핵심 의사결정 기구다. 오는 26일 예정된 올해 첫 회의에서는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포함해 국내외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방안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확대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만큼, 정부가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일부 줄이고 국내 주식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환율 하락 의지를 감안하면 연금의 시장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무역금융을 활용한 외화 유동성 공급 확대나 기업들의 해외 투자 일정 조정 유도 등 다양한 환율 안정 수단을 정부가 함께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무역금융을 조정하거나 기업들의 투자 일정 관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대통령이 환율 안정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지난해 12월 제시됐던 수준보다 더 강한 정책적 압박이 실제로 시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연합뉴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연합뉴스
일본과의 공조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원화 환율은 엔화 환율에 연동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는데, 이를 근거로 한·일 양국이 환율 문제에 공동 대응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시장 일각에서는 지난 13일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일본 총리 간 면담 과정에서 환율과 관련한 일정 수준의 공감대가 형성됐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한·일 정상 간 우호적인 소통이 이어지고 있고, 일본 역시 다음 달 8일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 대응 공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만약 한·일 양국이 환율과 관련해 공식적인 대응 조치를 함께 내놓는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환율 안정 대책을 발표하더라도 일본 정부가 유사한 시점에 함께 대응에 나설 경우 시장에 주는 시그널과 효과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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