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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웹툰·웹소설 IP가 먹여 살린다…K-드라마 흥행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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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이한영' 147배↑, 웹툰·웹소설 흥행 선순환
흥행·제작 효율·리스크 관리…IP 중심으로 재편
OTT 시대, 한국 드라마 흥행의 출발점 크게 바꿔

MBC 제공 MBC 제공 
드라마 한 편이 흥행하면 원작 웹툰과 웹소설의 지표도 함께 움직인다. 시청률 그래프와 다운로드 곡선이 동시에 상승하는 장면은 이제 낯설지 않다.

최근 M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판사 이한영'은 이 같은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드라마 공개 이후 원작 웹소설 다운로드 수는 147배 급증했고, 웹툰 조회 수도 20배 이상 뛰었다. 안방극장의 흥행이 곧바로 원천 지식재산(IP) 소비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새해 신작으로 공개된 tvN '스프링 피버'와 KBS 2TV '은애하는 도적님아' 역시 방영 초반 5~7%의 준수한 시청률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2020년대 들어 한국 드라마·영화 산업은 웹툰·웹소설 원작을 중심으로 제작 구조 자체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단순한 각색을 넘어 콘텐츠 기획 방식과 투자 논리, 흥행 공식까지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환점으로 꼽히는 작품은 2020년 방영된 '이태원 클라쓰'다. 웹툰 원작 드라마가 지상파와 종편을 넘어 대중문화의 중심으로 진입할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줬다. 이미 웹툰으로 검증된 서사와 캐릭터, 팬덤을 기반으로 드라마는 빠르게 확산됐고, 이후 '웹툰 원작'은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경이로운 소문', '연모' 등은 케이블과 지상파의 경계를 넘는 성공 사례로 이어졌다. 특히 '연모'는 사극 장르 최초로 글로벌 OTT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웹툰 기반 IP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

2025 웹툰 산업 실태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2025 웹툰 산업 실태조사.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OTT 환경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더욱 가속화됐다.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직후 전 세계 90여 개국 톱10에 진입하며, 한국 웹툰 원작 콘텐츠가 글로벌 흥행 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 역시 웹툰 원작 IP의 확장 가능성을 입증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무빙'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 시청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초능력이라는 장르적 설정 위에 가족 서사와 성장 드라마를 결합한 구조는 원작의 강점을 영상 문법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드라마 흥행 이후 원작 웹툰과 단행본 판매도 동반 상승했다.

해외에서도 원작 IP 중심 제작 전략은 보편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코믹스 원작 시리즈 '샌드맨'이 장기 흥행에 성공했고, 일본에서는 만화 원작 영화 '도쿄 리벤저스'가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다. 원작 IP를 중심으로 한 제작 방식은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공통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분석에 따르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가운데 2019~2023년 공개작의 약 26%가 웹툰 원작일 정도로 웹툰 기반 콘텐츠는 글로벌 OTT 플랫폼에서도 주요한 흥행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 제공 디즈니플러스 제공 
업계가 웹툰·웹소설 원작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연재 과정에서 이미 독자의 선택을 거친 이야기라는 점에서 서사의 완성도와 캐릭터 경쟁력이 수치로 검증돼 있고, 원작 팬덤은 드라마의 초기 시청자를 확보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서도 원작 기반 콘텐츠 소비 이유로 '원작과의 차이에 대한 궁금증'과 '원작에 대한 팬심'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실제로 웹툰 원작 드라마는 비원작 드라마에 비해 평균 시청률이 약 34%, 최고 시청률은 약 3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비 회수 가능성을 보다 명확히 계산할 수 있고, 하나의 IP를 드라마·웹툰·웹소설·굿즈·글로벌 판권으로 확장하며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만 이 공식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 '알고있지만', '이미테이션'처럼 인기 원작과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사례도 있다. 원작의 매력을 드라마 문법으로 재해석하지 못하거나, 팬덤과 일반 시청자 사이의 균형을 놓칠 경우 웹툰 IP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평가다.

드라마 제작 현장. 자료사진드라마 제작 현장. 자료사진
이러한 변화는 전통적인 드라마 작가 중심 제작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오리지널 시나리오가 출발점이었다면, 최근에는 IP 기획과 각색, 확장이 하나의 표준 프로세스로 자리 잡고 있다. 웹툰·웹소설 작가, 플랫폼 기획자, 드라마 작가, 제작사가 초기 단계부터 협업하는 구조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창작의 위축이 아닌 창작 방식의 진화로 바라본다. 서사의 출발점이 달라졌을 뿐, 결국 승부는 각색의 완성도와 연출, 배우의 해석력에서 갈린다는 것이다.

드라마가 흥행하면 원작이 역주행하고, 원작의 인기가 다시 영상 콘텐츠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 콘텐츠 산업의 중심에서 창의적 소재를 다룬 웹툰·웹소설 IP들이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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