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2000m 준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부딪힌 김길리(왼쪽)와 미국 스토더드. 연합뉴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계주 2000m에서 불의의 변수로 메달이 무산된 한국 대표팀. 10일(한국 시각) 준결승 2조에서 넘어진 미국 선수와 충돌한 여파가 컸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준결승 레이스 중반 김길리(성남시청)가 미끄러져 넘어진 미국의 커린 스토더드와 부딪히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예기치 못한 사태에 대표팀은 3위로 레이스를 마치면서 2위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놓쳐 메달이 무산됐다. 후반 역전을 노리던 대표팀은 기회조차 사라졌다.
경기 직후 한국 코치진은 미국의 페널티에 따른 어드밴스를 주장하는 소청 절차를 밟았지만 그 역시 무산됐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어드밴드 구제를 받으려면 충돌 당시 결승 진출 자격이 있는 1, 2위에 있어야 하는데 김길리는 3위였다는 해석 때문이었다.
억울한 상황에 스토더드에 대한 국내 팬들의 공분이 커졌다. 스토더드는 앞서 준준결승 등 이날만 3번이나 넘어졌는데 하필 준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에 피해를 준 모양새가 됐다. "걸음마부터 다시 배워라", "한국인에게 무릎 꿇고 빌어라" 등 악플이 이어지자 스토더드는 결국 개인 인스타그램을 폐쇄했다.
스토더드 인스타그램 그런 스토더드는 밀라노 현지에서 말문을 열었다. 해설위원으로 올림픽에 참가한 전 한국 국가대표 곽윤기, 김아랑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였다.
스토더드는 곽윤기의 유튜브 채널에서 3번이나 넘어진 상황에 대해 "스케이트 날 문제이지 않을까 싶어서 훈련 뒤 바꿨는데 느낌이 나았다"면서도 빙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스토더드는 "피겨 얼음이지 쇼트트랙을 위한 게 아니라 (쇼트트랙 선수들) 모두 어려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장 빙질 문제에 대해서는 스토더드 외 다른 미국 선수들도 지적을 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홈 어드밴티지의 이탈리아가 우승 후보 캐나다를 제치고 혼성 계주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넘어진 상황에서도 최민정(왼쪽)과 터치하는 김길리. 연합뉴스 곽윤기 위원도 스토더드에 대해 "원래 올 시즌 메달을 많이 따낸 선수고 상위 랭커인데 예선부터 실수를 했다"며 말했다. 함께 있던 스태프가 "(얼음 상태를 보면) 저 선수가 억울하긴 하겠다"는 말에 곽윤기는 "그렇지"라며 선수 출신답게 스토더드의 입장을 대변하는 반응을 보였다.
스토더드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25-26시즌 월드 투어 여자 쇼트트랙 랭킹에서 최강 코트니 사로(캐나다)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4위 최민정(성남시청), 5위 김길리보다 앞서 있다.
다만 스토더드는 판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국의 어드밴스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해 스토더드는 "어차피 나는 떨어졌으니까 아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