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항공사 승무원의 근로계약 체결 전 교육기간도 근로기간으로 봐야 한다는 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다.
일부 기업들이 근로계약 전 교육을 명목으로 사실상 근로를 시키면서도 임금을 적게 지급하고, 직무교육 이후에도 계약을 하지 않거나 계약을 일방 종료하는 등의 사례가 이어져왔다.
이에 최근 노동위는 데이터라벨러 교육생, 콜센터 교육생에 대해 교육기간도 근로기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정을 해왔는데, 이번 판정은 그 연장선이다.
22일 노동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달 13일 A씨 등이 핀에어와 핀에어 한국지사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대해 부당해고를 인정했다.
핀에어는 지난 2023년 3월 서울을 근무지로 하는 객실승무원 19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그해 8월 한 달 동안 핀란드 현지 교육에 참여했다.
이후 A씨 등은 핀에어 한국지사와 근로기간을 2023년 9월 8일부터 1년, 이듬해 1년 근로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하지만 핀에어 한국지사는 지난해 6월에 인원 감축이 불가피하다며 19명 중 10명만 정규직으로 전환, 나머지 9명에게는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9명 중 5명은 지난해 서울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고,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쟁점은 근로계약 체결 전 받은 한달 간의 직무교육이 근로기간에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기간제법에 따르면 2년을 초과해 기간제 노동자를 사용한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본다.
한 달간의 직무교육 기간이 근로기간에 포함된다면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게 되는데, 지노위가 이를 인정한 것이다.
지노위는 "이 사건 교육기간은 채용을 위한 심사·전형 단계였다기보다는 핀에어 한국지사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이뤄진 근로 제공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교육은 향후 노무 제공과 밀접하게 관련된 직무교육이었다"면서 "노무 제공 목적이 아니라면 A씨 등이 교육받을 이유가 존재하지 않았고, 다른 교육 과정을 선택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해고 정당성 여부에 대해 지노위는 "핀에어 한국지사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건 정당한 해고 사유로 보기 어렵다"면서 "해고 사유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을 대리한 샛별노무사사무소 하은성 노무사는 "업무 수행을 위해 비자발적으로 받는 직무교육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 받는 교육"이라며 "실제 근로를 제공했는지와 무관하게 교육기간을 근로기간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훈 국립부경대 법학과 교수는 "고용에 관한 책임을 회피하면서 그 위험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관행이 더 이상 허용될 수 없음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