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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무더기 파헤쳐진 람사르습지 물영아리오름 무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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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구역인데 둘레길 따라 지반 20여 곳 파헤쳐져
인위적 훼손 정황…배수로 작업·식물 채취 등 추정
서귀포시 "야생동물 의한 훼손 확인 뒤 수사의뢰 검토"

지난 22일 서귀포시 람사르습지 물영아리오름 일대가 크게 파헤쳐진 모습. 이창준 기자지난 22일 서귀포시 람사르습지 물영아리오름 일대가 크게 파헤쳐진 모습. 이창준 기자
세계적으로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제주 물영아리오름 일대가 무더기로 훼손된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22일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서귀포시 남원읍 물영아리오름을 직접 둘러본 결과 둘레길 인근 지반 20여 곳이 가로·세로 1~2m, 깊이 1m가량 파인 상태다.

'물이 고여 있는 오름'이라는 뜻의 물영아리오름은 해발 500여m로 한라산 일대에서 유일하게 분화구 안에 습지가 형성된 오름이다.

각종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는 등 생태적 보존 가치가 높아 2006년 우리나라 5호, 제주도 1호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보호구역이다.

지난 22일 서귀포시 람사르습지 물영아리오름 일대가 크게 파헤쳐진 모습. 이창준 기자지난 22일 서귀포시 람사르습지 물영아리오름 일대가 크게 파헤쳐진 모습. 이창준 기자
문제는 둘레길 중 소몰이길 주변 지반 20여 곳이 크게 파헤쳐져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구덩이는 삽으로 퍼낸 듯 가장자리가 각지고 깊이도 일정해 야생동물이 아닌 인위적 훼손으로 추정된다.

일부는 시간이 지나 낙엽과 돌이 쌓였지만 다른 일부는 흙이 촉촉한 상태여서 최근에 파헤쳐 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주변에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지만 이 지점들만 움푹 파여 있어 경관을 해치고 생태계 훼손도 우려된다.

'소중한 물영아리오름을 보호해주세요. 동식물 무단 포획 및 채취 금지'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있었지만 이를 무색하게 한 상황이다.

지난 22일 서귀포시 람사르습지 물영아리오름 일대에 걸린 현수막. 이창준 기자지난 22일 서귀포시 람사르습지 물영아리오름 일대에 걸린 현수막. 이창준 기자
주변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같은 일을 했는지 현재로썬 추정만 할 뿐이다.

김정도 기후자원정의센터 아크 사무국장은 "숲에서 희귀식물이나 조경용 식물을 마구 캐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보호구역이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영철 제주자치경찰단 기획민생수사팀장은 "사람이 자주 다니는 산책로 가까운 곳만 훼손된 점 등을 고려하면 야생동물 짓은 아닌 거 같다"며 "고발이 되면 산지관리법, 산림자원법 위반 혐의로 수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취재진 제보 이후 현장을 살펴봤다며 수사 의뢰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산지전용 허가를 낸 적도, 주변 공사를 한 적도 없다. 멧돼지가 출몰하는 곳이긴 해 다음주 야생동물단체와 함께 현장을 다시 살펴볼 예정"이라며 "동물이 한 짓이 아니라면 수사의뢰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2일 취재진이 다녀간 물영아리오름 전경. 이창준 기자지난 22일 취재진이 다녀간 물영아리오름 전경. 이창준 기자
한편 람사르습지는 독특한 생태적 가치로 국제적 중요성을 인정받은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1971년 이란 람사르에서 채택된 국제협약에 따라 지정·보전되는 제도다.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물영아리오름은 산림청 소유 국유림으로 현재 습지탐방로 1.5㎞와 둘레길 4.9㎞ 구간에 한해 탐방이 허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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