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정부의 첫 성적표가 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판세의 '풍향계'인 인천시장선거 대진표가 일찌감치 나오면서 이목이 쏠린다.
박찬대 vs 유정복, 내홍 없이 '맞대결' 구도 성사
1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오는 6월 치르는 지방선거는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국정안정'이냐 '정권견제'냐를 가늠하는 첫 전국선거가 될 전망이다.
인천시의 경우 선거 때마다 전국 판세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온 대표적인 표심 풍향계 지역이다.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 당선 때는 전국 득표율과 인천 득표율이 동률에 가까웠다.
이를 감안하면 인천시장 선거판은 현 정권에 대한 국민평가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거대 양당 후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다.
두 당의 후보들이 난립한 인근 서울지역과 달리, 인천시장선거는 '토박이' 간 맞대결로 조기에 대진표가 그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58) 국회의원과 국민의힘 유정복(68) 인천시장이다.
이들 모두 별다른 당내 갈등 상황 없이 본선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치열한 집안 다툼으로 인한 소모전 없이 곧장 진영 간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된 것.
집권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이 정부의 성공과 중앙·지방정부 간 시너지를 위한 '단결 의지'로 박 의원을, 보수의 반전을 꾀하는 국민의힘은 현직 시장으로서의 '검증된 인물론'을 앞세워 유 시장을 지목한 것으로 읽힌다.
朴, 집권당 실세로서 '중앙·지방' 시너지 견인
지난 11일 강화도에서 새우잡이 조업 현장 체험하는 정청래 대표와 박찬대 국회의원. 공동취재단먼저 기호 1번을 달게 된 박찬대 의원은 '대통령의 남자'로서 인천발전에 정부 지원을 끌어올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인천 지역구 동지였던 이 대통령과의 파트너십이 핵심이다.
박 의원은 내란 사태 당시 원내대표로서 이재명 당대표와 '투톱'으로 뛰며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의 선봉대에 섰다. 대선에선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이 대통령과 친밀도를 높였다.
윤석열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큰 소리로 호명하던 모습으로 전국적 인지도가 급상승한 데 이어, 계파색 없이 진보진영 인사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로 당내 입지가 탄탄한 게 강점으로 꼽힌다. 지역에서는 보수텃밭인 연수구에서 내리 3선을 한 저력도 있다.
586세대로 불리는 운동권 출신 민주당 의원들과 대비해, 박 의원은 '경제맨'으로서의 실용정책 능력에 방점을 찍었다. 대형 회계법인과 금융감독원 등에서 쌓은 실물경제 감각과 유연성으로 '인천형 혁신 행정'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이재명 대통령과 박찬대 의원, 이훈기 의원 모습. 박 의원 페이스북 캡처단수공천 발표 이후 박 의원은 전통시장과 어촌계 등을 누비며 발 빠르게 표심 다지기에 들어갔다. 정청래 대표와 강화도에서 당 최고위원회를 열어 인천의 미래전략으로 'ABC+E(인공지능·바이오·콘텐츠·에너지)'에 대한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인천을 기반으로 집권 결실을 맺은 만큼, 이젠 지역에 확실한 보답을 하겠다는 게 박 의원의 의지다. 그는 인천시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 대통령은 인천에 빚을 졌으니 (제가) 인천시장이 돼 받아내겠다"고 자신했다.
劉, '검증된 행정력'으로 시정 성과 확대 집중
유정복 인천시장이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천원정책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페이스북 캡처기호 2번 점퍼를 입게 된 유정복 시장은 그동안의 행정 성과들로 민심을 다지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연일 주요사업 현장 점검을 소화하며 실력파 면모를 부각하는 데 주력 중이다.
유 시장은 실용적 보수주의와 행정 베테랑 이미지를 내세워 '보수 위기 극복'과 '지역 미래비전 설계'에 관한 자신의 역할론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실제로 그는 시민들 실생활과 밀접한 민생정책들을 연달아 안착시키며 주목도를 높여왔다. 각종 생활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인 천원정책과 전국 1등 출생아 증가율을 끌어올린 아이(i)플러스 시리즈를 비롯해, 원도심 재정비와 광역철도망 확충 등 중장기 설계에도 공을 들였다.
유 시장은 첫 민선 경력(김포군수)을 비롯해 재선 인천시장, 3선 국회의원, 안전행정부 초대 장관 등 지방과 중앙을 넘나든 전국 '최고참' 정치인이다. 지난 대선 때는 합리적 보수성향의 대권 잠룡으로 뛰기도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생활폐기물 직매립 전면 금지 이행을 촉구했던 모습. 페이스북 캡처국민의힘이 극우 논란 등으로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이에 거리를 두고 당의 쇄신 목소리를 높여온 유 시장이 '보수 부활의 씨앗'으로서 책임을 짊어질 것이라는 게 정치권 일각의 관측이다. 여권 견제와 보수 재건의 메시지로 표심을 흔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공천 확정 뒤 유 시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당과 나라의 상황이 어려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서는 "지방선거는 독재를 막을 마지막 전쟁"이라며 "우리는 내란 프레임을 벗고 국민께 감동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정권 강세 속 인물론 승부수 주목"
전문가들은 정부에 대한 우호적 여론을 등에 업은 여권 후보와 실용적 정책성과를 쌓은 현직 시장 간 정면 승부로 두 주자의 대결 구도를 해석했다.
집권여당에 유리한 정치 기류 속에서 유 시장의 인물론으로 중도층의 표심을 얼마나 파고들지가 관전 포인트라는 얘기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유 시장은 당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천원행정 등 좋은 평가를 받은 현직으로서의 치적과 개인기로 승부를 볼 것"이라며 "박 의원은 인천이 전국 풍향계이고 대통령 지지율이 높은 점을 의식해 여당 중진으로서의 면모를 강조할 것"이라고 짚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운동권 출신이 아닌 박 의원은 합리성과 친화력이 무기이고 이 대통령의 정치 자산을 많이 물려받을 위치에 있다"며 "유 시장은 민생 실력을 갖춘 유능한 시장임을 내세워 다른 국민의힘 선수들에 비해 정치적 바람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