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효하는 김도훈. 한국배구연맹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 리베로 김도훈이 베테랑 정민수(한국전력)가 떠난 빈자리를 말끔히 메우며 팀의 봄 배구 진출을 견인했다.
KB손보는 18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최종전에서 한국전력을 세트 스코어 3-0(25-21 27-25 29-27)으로 완파했다.
승점 3을 추가한 KB손보는 19승 17패 승점 58을 기록, 우리카드(20승 16패, 승점 57)를 4위로 밀어내고 3위에 올라 봄 배구 진출에 성공했다. 3위와 4위의 격차가 승점 3 이하일 경우 성사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우리카드와 물러설 수 없는 단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이날 KB손보는 5세트에서 승리해도 봄 배구 진출이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경기 전 승점 55로 5위였던 KB손보는 승점 2를 추가하면 우리카드, 한국전력과 승점 57로 동률이 되지만, 다승과 세트 득실률에서 밀려 5위가 되는 처지였다. 하지만 악조건을 딛고 깔끔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봄 배구 막차행에 올라탔다.
김도훈은 이날 탄탄한 리시브와 재빠른 디그를 뽐내며 KB손보의 수비를 든든하게 책임졌다. KB손보는 김도훈의 활약 속 비예나(21점)와 나경복(20점) 쌍포가 41점을 합작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팀 디그 1위(세트당 11.24개), 팀 수비 2위(세트당 16.78개)에 빛나는 KB손보 수비의 중심에는 김도훈이 있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임성진의 보상 선수로 정민수가 떠나면서 첫 풀시즌을 치른 김도훈은 36경기에 출전해 디그 5위(세트당 1.97개), 리시브 효율 5위(37.18%), 수비 종합 4위(세트당 3.85개)로 활약했다.
데뷔 5년 만에 진정한 주전 리베로로 도약한 김도훈, 최종전에서 봄 배구 진출의 쾌거까지 이뤄낸 그는 확실히 한층 성장한 모습이었다. 경기 전 하현용 감독 대행은 "부담을 안 가질 수 없는 경기"라며 우려했지만, 김도훈은 "신기하게도 부담이 안 된 경기"였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오늘 (나)경복이 형의 리시브가 너무 좋았다. 장난 반 진담 반이지만, 올 시즌 중 가장 좋았다"며 "덕분에 마음이 편했고, 경기를 쉽게 풀어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속팀 선배였던 정민수와의 맞대결도 관심사였다. 김도훈은 "민수 형과 경기하면 재미있다. 서로 얼굴을 보며 놀리기도 한다"며 "선의의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민수 형을 이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그러면서 나도 실력이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첫 풀 타임 시즌을 마친 김도훈은 "시즌 초반에는 몸도 좋고 감도 좋아서 자신 있었는데 오산이었다"면서 "중반부터 몸이 아프고 체력도 떨어지더라. 갈수록 힘들거라던 형들의 말이 맞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이어 "훈련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야간 훈련도 병행했는데, (박)상하 형이 쉬라고 하더라"며 "나는 훈련을 안 하면 불안해 하는 편인데, 상하 형 말이 맞았다.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백업 리베로 이학진의 도움도 컸다. 김도훈은 "내가 36경기를 모두 잘할 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부상도 있을 수 있다"며 "학진이가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줘서 걱정하지 않았다. 내가 빠졌을 때도 잘해주는 모습을 보며 고마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도훈은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어렵게 올라온 만큼 쉽게 지지 않고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며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