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프리헷. 조순범 대표 제공◇권오철: 요즘 정부도 창업을 권하고,N잡과 부업이 일상이 된 시대입니다. 하지만 창업은 유행이 아니라 선택,결국 "어떤 삶을 살 것인가"에서 출발합니다. 오늘은 직장인 부업으로 시작해 전국 220호 이상의 무인카페 브랜드로 성장시킨 분, 카페 프리헷 조순범 대표와 함께창업의 현실과 방향 짚어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조순범: 네, 안녕하십니까.
◇권오철: 서울에 계신 걸로 아는데요. 대전에는 어떤 일정으로 오셨습니까?
◆조순범: 저희 직영점이 대전에 하나 있고요. 매월 창업 설명회를 진행하는데 오늘 대전 설명회가 있어서 내려왔습니다.
◇권오철: 그럼 전국에 매장이 고르게 있는 편입니까?
◆조순범: 네, 맞습니다.
◇권오철: 원래 공무원이셨다고 들었습니다.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창업을 선택하신 이유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조순범: 공무원은 보통 연금을 바라보고 생활하잖아요. 선배님들은 은퇴 후 300만 원에서 350만 원 정도의 연금을 받으며 생활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재직하던 중 연금 개혁이 있었고, 제가 17년 근무 기준으로 계산해 보니 은퇴 후 연금이 180만 원 정도로 줄어들더라고요. 이대로라면 나중에 자식에게 손을 벌려야 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방향을 고민하게 됐고, 그 끝에 창업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권오철: 처음부터 카페 창업으로 시작하신 겁니까?
◆조순범: 무인 카페이다 보니 제가 매장에 상주하는 형태는 아니었고요.
◇권오철: 기존에 카페 운영 경험이 있으셨던 건 아닙니까?
◆조순범: 아니요, 그런 경험은 없었습니다.
◇권오철: '경제적 자유' 이야기도 하셨는데요. 그 생각이 창업으로 이어진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순범: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려운 일이 계속 생기더라도 오래 버티려면 좋아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봤고, 남들에게는 일이지만 저에게는 놀이처럼 느껴지는 일이었으면 했습니다. 제가 만든 것을 손님들에게 선보이고, 그게 만족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갈망이 있었고요. 그래서 창업을 선택했습니다.
◇권오철: 그럼 지금은 경제적 자유를 어느 정도 이루셨습니까? (웃음)
◆조순범: 아직 그렇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웃음)
◇권오철: 부동산 등 여러 투자 방식도 있는데 왜 무인 카페를 선택하셨습니까?
◆조순범: 처음에는 직장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투자를 통해 자산을 늘려야겠다고 생각했고, 부동산 투자도 공부하고 실행했습니다. 하지만 투자는 흐름을 타야 하는 영역이라면, 창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느꼈습니다. 저는 창업에서 더 큰 재미를 느꼈고, 평소 카페와 커피를 좋아했던 것도 선택에 영향을 줬습니다. 또 직장과 육아를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하루 한두 시간으로 운영 가능한 업종을 찾다가 무인 카페로 이어졌습니다.
◇권오철: 창업 기준도 명확히 세우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기준이었습니까?
◆조순범: 2021년 당시 다양한 무인 업종이 있었는데, 제가 세운 기준은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업종'이었습니다. 온라인이 이미 발달한 상황에서 단순 판매는 경쟁력이 약하다고 봤고요. 아이스크림, 카페, 무인 빨래방을 놓고 고민하다가 가장 좋아하는 카페를 선택했습니다.
◇권오철: '무인은 오토가 아니다'라는 말씀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조순범: 무인 카페는 바리스타 대신 기계가 커피를 만드는 것뿐입니다. 청결 관리, 재료 보충, 고객 응대 등 나머지는 모두 주인의 몫입니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아니라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운영이 필요합니다. 특히 직접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더 따뜻한 경험을 설계해야 합니다.
◇권오철: 운영 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조순범: 대부분 24시간 운영합니다.
◇권오철: 현재 약 220개 매장을 운영 중이신데요. 이 성과까지 얼마나 걸렸습니까?
◆조순범: 첫 매장은 2021년 10월에 시작했고, 프랜차이즈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약 2년 만에 우수 프랜차이즈로 선정됐습니다.
◇권오철: 짧은 기간에 빠르게 성장하셨는데 특별한 전략이 있었습니까?
◆조순범: 광고를 시작한 건 1년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그 전에는 매장을 이용한 고객분들이 창업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고, 제가 창업 과정을 블로그에 꾸준히 기록하면서 그걸 보고 찾아오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권오철: 직장과 병행하면서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셨고, 퇴사를 결심한 시점은 언제였습니까?
◆조순범: 매장이 약 50개 정도 됐을 때였습니다. 그때까지 직원 없이 공동대표 3명이 모든 일을 맡았고, 새벽까지 일하고 잠깐 쉬었다 다시 일하는 생활이 반복됐습니다. 확신이 있어서라기보다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는 마음이었고,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했을 때 직원을 채용하고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권오철: 퇴사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조순범: 2024년에 퇴사했던 것 같습니다.
◇권오철: 가족 설득도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조순범: 가족들은 제가 잠도 줄여가면서 올인해서 일하는 과정을 계속 지켜봤습니다.
카페 프리헷은 원두 공장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조순범 대표 제공◇권오철: 믿음이 생긴 거군요. 200호점 이상 확장하시면서 어려움도 많으셨을 텐데요.
◆조순범: 초기에는 제 매장만 잘 운영하면 됐기 때문에 피드백을 바로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프랜차이즈로 확장되면서 모든 매장의 맛, 품질, 공간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야 했고, 그 표준화와 매뉴얼화 과정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 머신은 초 단위로 제어되지만 수압에 따라 물의 양이 달라졌고요. 또 지역마다 물맛이 달라 커피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권오철: 기계 개발까지 하신 겁니까?
◆조순범: 기계를 직접 개발한 것은 아니고요. 기존 기계를 활용해야 하는 한계 속에서 조건을 맞춰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맞추다 보니 해결 방법이 생겼습니다.
◇권오철: 표준화를 만들어낸 거군요. 코로나 시기 영향도 있었습니까?
◆조순범: 창업 직후 코로나가 시작됐습니다. 초기에는 대면이 제한되면서 무인 카페가 상대적으로 이용 가능한 공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운영 제한도 있었고 좌석을 철거하는 등 어려움도 있었지만, 비대면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려는 수요가 늘어났고 그게 무인 카페 성장의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권오철: 초기 창업 비용도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조순범: 초기 비용은 6천만 원 초반에서 중반 정도입니다. 그중 무인 카페 머신이 약 2천만 원 중반 정도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인테리어와 가구 비용입니다. 별도로 보증금이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정도 들어갑니다.
◇권오철: 월 수익은 어느 정도입니까?
◆조순범: 평균적으로 200만 원에서 250만 원 사이입니다. 물론 매장별로 차이는 있습니다.
◇권오철: 요즘 창업과 N잡이 일상화되고 있는데요. 이 흐름은 어떻게 보십니까?
◆조순범: 누구나 사장이 될 수 있는 흐름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진입 장벽이 낮아진다고 해서 성공 난이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경쟁은 더 치열해졌고, 현장은 '전쟁'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단순한 부수입 개념이 아니라 이 일이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깊이 고민하고 시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권오철: 정부 지원 정책도 많은데 현장에서 느끼는 한계는 없습니까?
◆조순범: 대부분의 지원은 '시작'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은 얼마나 오래 살아남느냐의 문제입니다. 그 이후 과정은 결국 개인의 몫이 됩니다. 그래서 준비 없이 시작하면 이미 자리를 잡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버티기 어렵습니다. 정책은 출발을 돕는 바람이고, 결국 방향을 잡는 것은 창업자 본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사업하시면서 큰 고비도 많으셨을 것 같습니다.
◆조순범: 사실 계속 고비의 연속이었습니다. (웃음) 코로나가 시작되자마자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고, 특히 원두 가격이 하루아침에 두 배 가까이 오르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를 지속하려면 생산 기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무리해서라도 직접 원두 공장을 구축하게 됐습니다.
◇권오철: 현재 조직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조순범: 크지는 않지만 현재 약 20명 정도입니다.
◇권오철: 대표님은 "창업은 자기 이해에서 출발한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요. 왜 중요합니까?
◆조순범: 창업은 보통 내 결핍이나 불편함에서 시작되고, 여기에 내 강점이 결합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는 방식은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버티는 힘은 '내가 좋아하는가'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오철: 또 "브랜드는 마케팅과 다르다" 이 말씀하셨어요. 이 말의 의미도 설명해 주시죠.
◆조순범: 브랜드는 고객과의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브랜드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 어떤 가치를 느끼는지에 대한 약속입니다. 마케팅은 그 가치를 전달하는 수단이고요.
그래서 본질이 흔들리면 마케팅은 신뢰를 잃게 됩니다.
카페 프리헷의 내부 모습. 조순범 대표 제공◇권오철: 프리헷이 단순한 카페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방향을 그리고 계십니까?
◆조순범: 처음에는 부업으로 시작해서 시장에 없는 형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는데요. 매장을 이용하시는 고객분들을 보면서 "아, 이 공간을 이렇게 사용하시는구나"를 알게 됐습니다. 저희 매장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시거든요. 갈 데가 없어 오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어떻게 이용하시나 보니까 혼자 책을 읽거나, 뜨개질을 하거나,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를 돌보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프리헷이 그 시간을 더 잘 도울 수 있도록 "온전한 나를 만나는 시간"을 제안하게 됐고요. 앞으로 AI 시대가 되면 많은 것들이 대체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쓸모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도록 눈치 보지 않는 공간, 따뜻한 음악, 집중할 수 있는 조명을 만들었고요. 저희는 테이블마다 조명이 따로 있습니다. 이런 공간들을 집 가까운 곳에 더 많이 만들고 싶습니다.
◇권오철: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창업을 하셨는데요. 지금의 행복감은 어떻습니까?
◆조순범: 지금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좋습니다. 돈의 문제를 떠나서 제가 만든 것이 고객들에게 전달되고, 그걸 좋아해 주시고, 심지어 매장을 직접 차리고 싶다는 분들까지 생길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세상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있다는 느낌도 듭니다.
◇권오철: 창업을 고민하는 분들게 꼭 전하고 싶은 기준이 있다면요?
◆조순범: "요즘 이거 유행이래, 다 N잡 한 대" 이런 이유로는 절대 시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어려움이 와도 계속할 수 있을 만큼 정말 좋아하고 의미를 느끼는 일인지, 이게 없다면 창업은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어려움을 버티고, 결국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권오철: 앞으로의 목표도 궁금합니다.
◆조순범: 현재는 커피 중심 수익 구조라 특정 입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입지에 관계없이 어디서든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이런 공간을 더 많이 확산시키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가진 고유한 가능성과 개성이 있는데, 그걸 드러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AI 시대에는 그걸 더 빠르게 발견하는 사람이 더 빛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그런 고민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공간, 프리헷이 그런 역할을 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권오철: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조순범: 감사합니다.
◇권오철: 카페 프리헷 조순범 대표와 함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