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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인수 전 로봇株 매집…'그림자 거래' 첫 사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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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 직전 9개 로봇주 산 전 삼성 직원 수사
국내선 기소·처벌 사례 없어…미국선 '그림자 내부거래'로 규정
전문가들 "입법적 보완 통해 처벌 규정 만들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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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전문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일명 '그림자 내부거래(Shadow insider trading)' 의심 사례를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2024년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전 직원이 로봇주 9개 종목을 대량으로 매집한 뒤 팔아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둔 것이다.

그림자 내부거래는 업무 과정에서 습득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경쟁사나 간접 관련주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불공정 거래를 뜻한다. 미국에선 위법성을 인정한 판례가 나올 만큼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불공정 거래 유형이지만 국내에선 처벌 전례가 없을 만큼 생소해, 이번 케이스가 첫 번째 적용 사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담당자가 로봇주 9개 매집…인수 발표 직후 10~30% 치솟아

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신동환 부장검사)는 삼성전자 전 직원인 조모씨에 대해 가족에게 미공개정보를 흘려 수억 원대 부당이득을 본 혐의(자본시장법 174조 위반) 외에도 부정거래금지법 위반 혐의(자본시장법 178조 위반)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사안을 조사한 금융당국은 조씨에게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적용해 검찰에 사건을 고발했다. 조씨는 지난해 삼성에서 문책을 받고 퇴사했다.

조씨는 삼성전자 기획팀 소속이던 2024년 말 삼성의 콜옵션 행사와 관련해 경영진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는 등 레인보우로보틱스 인수 업무에 깊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어머니에게까지 돈을 빌려 2024년 12월 중순부터 인수 발표(12월 31일) 전날까지 로봇주 9개를 약 1억 3천만 원 이상 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조씨가 직접 레인보우로보틱스 주식을 매수할 경우 법에 저촉될 것을 우려해, 인수 발표 시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로봇 업체 관련 주식을 대신 매수해 수천만 원의 부당이득을 얻었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실제 조씨가 매입한 종목 전부 인수 발표 후 첫 거래일이었던 이듬해(2025년) 1월 2일 적게는 10%에서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혐의 인정되면 부정거래 범위 넓어지는 중요 사례"

검찰은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 및 인수 과정에서 양사의 임직원 등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검찰은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투자 및 인수 과정에서 양사의 임직원 등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홈페이지 캡처
만일 검찰이 조씨의 부정거래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다면 이는 국내 수사기관이 '그림자 내부거래' 유형의 불공정 거래를 재판에 넘긴 첫 사례가 된다. 현행법상 그림자 거래 유형의 사례를 명확히 명시한 규정은 없다.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금지에 관한 자본시장법 174조는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그 주식 등과 관련된 특정증권'의 매매를 금지한다고만 규정한다.

이번에 검찰이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인 자본시장법 178조는 금융투자상품 거래와 관련해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률이다. 지난 2009년 기존 규정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된 포괄적 불공정거래 금지 조항이다. 위반 시 징역이나 부당이득의 2배까지 과징금 처분이 가능하다.

검찰에서 해당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더라도 법원의 유죄 선고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경제·기업 사건 전문인 안희철 법무법인 디엘지(DLG) 대표변호사는 "검찰이 기소하더라도 이와 같은 거래가 의도적인 부정거래라는 것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면서 "만일 인정된다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의 범위가 기존보다 넓어지는 것으로 의미가 작지 않다"고 했다.

2024년 美 법원, 미공개정보로 경쟁사 주식 산 사례에 유죄 판단

미국에선 그림자 거래에 대한 논의가 꽤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특히 지난 2024년 9월 판결이 나온 '매튜 파누와트 사건'이 그림자거래가 인정된 대표적 사례로서 미국 자본시장 내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 따르면 항암제 개발사 메디베이션의 임원이던 매튜 파누와트는 자사 인수합병(M&A) 정보가 공개되기 전, 동일 업종 경쟁사의 주식을 매수했다. 이후 인수합병 소식이 공개되자 업종 전반의 주가가 동반 상승했고, 파누와트는 약 10만 달러 넘게 이득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미 법원은 피고인이 직접 자사 주식이 아닌 '관련 종목'을 거래했더라도,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시장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면 내부자거래에 준하는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파누와트에 대해 부당이득의 3배 규모의 벌금을 부과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내에서 SEC 등이 유사 거래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있다.

구체적 법 조항 없어 한계…"입법적 보완 논의 필요"

다만 미국 역시 그림자 거래 관련 행위를 직접적으로 규정하는 법 조항이 없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유럽이나 다른 국가도 유사한 거래 행태에 대한 문제의식은 확산되고 있지만 적용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판례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불공정 거래 의혹이 불거져도 처벌 조항이 없어 손을 못 쓰는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규정 정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시민입법위원장인 정지웅 변호사는 "현행 자본시장법은 미공개정보 이용 대상을 '특정증권' 중심으로 규정하고 있어 관련주 거래와 같은 신종 불공정 거래 유형을 포섭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포괄적 규정인 178조를 통해 일정 부분 대응은 가능하지만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위해서는 좀 더 명확히 사례를 규정하는 입법적 보완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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