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앵커]
이란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중동에서 세계로 연결되는 주요 에너지 통로가 잇따라 틀어막힐 위기에 놓였는데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차단된 데 이어 홍해까지 차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산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을 산업부 박요진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박 기자.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입구를 차단할 수 있다는 신호가 감지된다고요?
[기자]
네. 이란군에서는 최근 예멘에 인접한 홍해의 출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위협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왔습니다.
이후 후티가 참전을 공식화하면서 위협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불안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수에즈 운하, 지중해로 통하는 핵심 운송로이자 호르무즈 해협을 대신해 중동 원유를 실어올 수 있는 대표적인 우회로로 꼽힙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히게 될 경우 원유를 포함한 중동산 원자재 수입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물류비용 부담 역시 크게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앵커]
홍해마저 막히게 될 경우 수에즈 운하와 지중해를 거쳐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까지 돌아 중동산 원자재를 들여와야 하는데 최대 보름이 더 걸릴 수 있다고요?
연합뉴스[기자]
그렇습니다.
우선 아프리카 희망봉까지 돌아서 오고 갈 경우 운송 규모가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 항로보다 약 7천㎞가 더 늘어나는 건데 최대 2주가량이 더 소요됩니다.
우리의 경우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홍해까지 차단될 경우 원자재와 물류 가격 상승에 따른 산업계 전반의 부담이 보다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빙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설명 들어보시죠
[인서트-1]
"홍해 사태가 에너지 공급 자체를 직접 위축시키기보다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통해서 리스크 프리미엄을 확대함으로써 에너지 가격의 상승 속도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차단이 3개월 이상 이어질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80달러까지 상승하고 제조업 평균 생산비가 11.8% 오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원자재 수급 차질에 운임비까지 크게 오르면서 중동발 복합 쇼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사실상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석유화학 업계는 중동산 나프타 공급이 사실상 끊기면서 하루하루를 위태롭게 버티고 있습니다.
우리의 중동산 나프타 의존도는 45% 정도인데 석화 기업들은 고객사들에게 제품 공급 계약이 제때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안내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기업도 나오면서 연쇄 셧다운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어제 러시아산 나프타 2만 7천 톤을 확보하기는 했지만 국내 월평균 나프타 사용량의 7%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입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비닐 원료인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면서 종량제 봉투 사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구매 수량 제한으로 1인 1매만 판매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앵커]
정부가 원유 수급과 석유제품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비축유 스와프 제도를 전격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는데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어느 정도의 효과가 기대되나요?
[기자]
네. 비축유 스와프 제도는 정유사가 원유 대체 물량을 확보한 뒤 이를 증명하면 정부가 비축유를 먼저 빌려주고 대체 물량이 국내에 도착할 경우 이를 비축유 탱크에 돌려받는 방식입니다.
정부가 보유한 비축유를 민간 정유사가 도입하기로 한 원유와 맞교환하는 개념인데 당장 원유 수급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존 비축유 방출과 비교할 때 정유사가 대체 물량을 확보해야만 원유를 공급받을 수 있어 대체 물량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하고 정부도 비축유를 소진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앵커]
상대적으로 위기에 취할 수밖에 없는 중소기업들의 중동 의존도가 더 크다면서요?
[기자]
맞습니다.
대기업과 비교할 때 중소기업들이 현 상황에 느끼는 부담이 더 크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중소기업의 중동 수출 비중은 5.4%로 대·중견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 2.9%의 두 배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중소기업은 단기 운임 중심의 계약 비중이 높아 장기 계약 등으로 손실을 회피할 수 있는 대기업과 달리 비용 상승을 곧바로 체감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전쟁 이후에도 항만 운영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기업들에겐 부담입니다.
한재완 한국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 이야기 들어보시죠.
[인서트-2]
"이게 한 번 막혀 있기 때문에 막혀 있는 시간 대비 회복하는 시간은 세 배 정도 든다고 하거든요. 한 달 막히면 두세 달은 물류 정상화하는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고"
[앵커]
당장 전쟁이 멈춘다고 하더라도 전쟁의 여파는 최소 수개월 지속될 것이란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박요진 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