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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푸시업에 깜지…갑질 시달린 약손명가 점주들 소송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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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필수코스' 약손명가 본사의 가맹점 상대 갑질 논란
매출 저조 등 이유로 처벌식 교육과 면담…"가혹행위 수준"
점주 30여 명, 본사 공정위 신고·170억 대 손해배상 소송

A씨는 점주들과 직원들에게 필라테스, 팔굽혀펴기 등을 벌칙이나 과제를 주고 카카오톡으로 영상 보고를 받았다. 약손명가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A씨는 점주들과 직원들에게 필라테스, 팔굽혀펴기 등을 벌칙이나 과제를 주고 카카오톡으로 영상 보고를 받았다.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
"기업이 아니라 마치 사이비 종교집단 같다고 늘 느꼈어요."

다수의 가맹점주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예비 신부의 '필수코스'로 유명한 대형 에스테틱 프랜차이즈 '약손명가'의 얘기다.

최근 약손명가의 가맹점주 30여 명은 '가맹점사업자협의회'를 구성하고 지난 수년 간 본사로부터 불공정 가맹 계약은 물론 상습적인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행위 신고서 및 불공정 약관 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본사를 상대로 17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하고 전 대표이사 A씨에 대해 강요 및 공갈 혐의 형사 고소까지 진행했다.

약손명가는 국내 100여 개, 해외에도 20여 개의 지점을 운영 중인 대형 프렌차이즈다. 연 매출은 전 지점 수익을 모두 합쳐 9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약손명가 로고. 홈페이지 캡처약손명가 로고. 홈페이지 캡처
CBS노컷뉴스가 직접 만나거나 대화한 점주(원장)들은 약손명가 전 대표 A씨로부터 숱한 갑질과 '가스라이팅'에 시달려왔다고 주장했다.

점주들에게 고성이나 폭언을 하는 일이 부지기수였고, 다른 점주들 앞에서 "살을 빼라"고 면박을 주거나 "이 일을 안 했으면 너희가 뭘 했겠냐"라며 모욕을 주는 일도 종종 있었다는 것이다.

"A씨가 원장들을 모아 놓고 막 다그친 뒤 원장들이 다 같이 책상 위에 무릎을 꿇고 올라간 일도 몇 번 있었어요."(점주 B씨)


점주들은 A씨가 교육에 '집착'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점주는 제주도에서 사비를 써 교육에 참석해야 했다고 전했다.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 점주들은 A씨가 교육에 '집착'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점주는 제주도에서 사비를 써 교육에 참석해야 했다고 전했다.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 
특히 A씨가 주도하는 교육과 면담은 악명이 높았다고 한다. 점주들은 한 달에 한 번 반드시 5시간 이상 본사의 교육을 들어야 했고, 매출이 낮거나 본사에 미수금이 생길 경우 철학교육 등 추가 교육이 따라왔다. "실제 업무 관련 교육이 이뤄진 적도 있지만 A씨가 자신의 가치관, 생각을 점주들에게 주입하거나 성공담을 늘어놓는 시간이 많았다"고 점주들은 회상했다.

A씨는 '교육' 외에도 수시로 점주를 불러 면담을 진행했다. 주로 매출이 저조하거나 회사 방침(혹은 규칙)에 따르지 않은 부분에 대한 질책이 이뤄졌고 밤늦게 시작한 면담이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진 적도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점주들에게 '깜지 쓰기' 등의  벌칙을 주기도 했다. 약손명가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A씨는 점주들에게 '깜지 쓰기' 등의  벌칙을 주기도 했다.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
점주들에게 매일 '팔굽혀펴기(푸시업)' 하는 동영상을 올리라고 하거나 매주 독서 후 독후감 제출, 혹은 일명 '깜지'를 쓰도록 시킨 경우도 있었다. 한 점주는 벌칙으로 '필라테스' 하는 동영상을 촬영해 A씨에게 보고했다. 회사에 미수금이 있다는 이유로 명절 동안 본사에서 진행한 '독서 연수'에 2박 3일간 참석한 점주도 있다.

약손명가 점주의 상당수는 20대 초중반 일을 시작했다. A씨는 사회초년생인 점주들에게 자신에 대한 '믿음'과 '충성'을 요구했다고 한다.

점주 C씨와 A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약손명가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점주 C씨와 A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
점주 C씨는 과거 A씨와 카카오톡 대화에서 '왜 교육에 참석하지 못했냐'는 추궁에 "주말에 백신을 맞아 교육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지난 4개월 동안 수익금은 0원으로 아예 가져가지 못했고 너무 지치고 힘이 든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자 돌아온 A씨의 답장.

"중요한 것은 회사의 규칙을 안 지키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사실을 안 믿니?"

코로나19 전까지 매년 D 회장의 생일을 기념해 행사가 열렸고, 직원들의 장기자랑 등이 진행됐다. 약손명가 카페 캡처·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코로나19 전까지 매년 D 회장의 생일을 기념해 행사가 열렸고, 직원들의 장기자랑 등이 진행됐다. 약손명가 카페 캡처·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
약손명가 창업주이자 현 대표이사인 D 회장 관련 논란도 제기됐다. 회사 내부에서 D 회장은 '사부님'으로 불리며 절대적인 존재로 여겨졌다고 한다.

한 점주는 "코로나19 이전까지는 매년 여름 D 회장의 '생일 파티'가 연례 행사처럼 열렸다"라면서 "원장과 직원 모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했고 패션쇼나 장기자랑도 준비해야 했다"고 말했다.

2014년에는 D 회장의 생일을 맞아 한 호텔 수영장에서 '비키니 파티'가 열렸다. 당시 행사에 참석했던 점주는 "점주나 직원들 대부분 여성들이기 때문에 매우 선정적이라고 느꼈다"고 했다.  

2014년엔 D 회장의 생일을 기념해 '비키니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왼쪽은 당시 한 지점에서 만든 비키니 파티 광고.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2014년엔 D 회장의 생일을 기념해 '비키니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왼쪽은 당시 한 지점에서 만든 비키니 파티 광고. 가맹점사업자협의회 제공
일부 점주는 최근 D 회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서울 강남경찰서에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과거 본사 교육 중 D 회장이 자신의 옷 안으로 손을 넣어 신체를 만졌다는 주장이다.

약손명가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과거 경영 및 교육 방식에 많은 문제가 있었음을 확인했고 이에 대해 매우 무겁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 "현재 본사는 과거의 구시대적 관행과 완전히 결별하고 점주들과 상생을 위해 불공정한 계약 조항 점검, 지위 남용 문제 시정 등 계약서 전반을 수정·보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D 회장 생일파티를 연례행사로 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회장 개인의 생일 축하가 주된 목적이 아니라 지점별 드레스 컨테스트와 연예인 초청 등 전사적 화합을 위한 행사였다"라면서 "비키니 파티 등은 구성원의 자발적 아이디어로 제안돼 진행됐지만 본사는 시대 정서에 맞지 않는 소지를 인지한 즉시 중지를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일부 점주가 D 회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기술 교육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교육 현장에서 부적절한 행위가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부인했다.

약손명가 전 대표 A씨는 점주들의 주장에 대해 "(과거) 도와주는 사람 없이 사실상 혼자 경영을 했다. (점주들에게) 강경하게 한 것은 인정한다"라면서도 "제가 내년 4월 대표이사가 될 것을 D 회장 측이 두려워해 마녀 사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브랜드 신뢰와 피부 전문가로서의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독려하는 과정에서, 변화된 시대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저의 미숙한 소통이 상처가 된 점을 진심으로 반성하며 앞으로 구성원들의 말씀을 겸허히 경청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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